포스코가 앞으로 3년간 환경분야에 1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사진)이 ‘친환경 경영’에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철광석과 유연탄을 원료로 쓰는 철강업은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 배출이 많은 업종으로 꼽힌다. 미세먼지가 국가적인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포스코가 선제적인 미세먼지 감소 대책을 내놨다는 점에서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포스코는 2021년까지 친환경설비 구축에 1조700억원을 투자한다고 26일 발표했다. 이 투자를 통해 포스코는 2022년까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약 35%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는 매년 설비투자 예산의 10%가량인 1500억~2000억원을 환경 개선분야에 투자해왔다. 이 회사의 설비투자 규모는 연 1조5000억~2조원 수준이다. 포스코는 향후 3년간 연평균 3500억원가량을 환경 개선에 투입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전체 미세먼지의 6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질소산화물(NOx)과 황산화물(SOx) 배출 저감에 주력할 방침이다. 발전설비 21기 중 노후한 부생가스 발전설비 6기를 2021년까지 폐쇄하기로 했다. 대신 3500억원을 투입해 최신 기술이 적용된 발전설비를 세운다.
노후도가 덜한 나머지 부생가스 발전설비 15기와 소결로(용광로에 넣기 전 철광석을 가공하는 설비) 3기에는 3300억원을 투입해 NOx 배출을 대폭 낮출 수 있는 ‘선택적 촉매환원 설비’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이 설비는 연소공정에서 발생하는 NOx가 대기 중으로 배출되기 전에 질소와 산소 등 비(非) 유해물질로 전환해 준다. 약 65~85% 수준의 NOx 배출 저감 효과가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철강제품 생산 때 발생하는 비산먼지 저감 시설 투자도 확대한다. 3000억원을 들여 먼지가 흩날리는 것을 방지하는 밀폐식 구조물인 사일로 8기(40만t)를 더 짓는 등 옥내저장시설 10기를 추가 설치키로 했다. 환경집진기 증설 등에도 900억원을 투입한다.
포스코의 친환경설비 투자 결정은 최 회장이 주도했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7월 포스코 사령탑을 맡은 그는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 시민’을 뜻하는 ‘위드 포스코(With POSCO)’를 새 비전으로 선포하고 기업의 사회적 역할 확대를 강조했다. 인천 송도신도시에 사옥을 둔 포스코건설과 포스코대우, 포스코 인재창조원은 다음달부터 송도에 사는 임직원 1500명에게 자전거를 지급한다. 송도신도시가 국제적 명품 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대기 환경 보호에 나서야 한다는 최 회장의 지시에 따른 조치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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