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은 배당성향(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을 중장기적으로 45%로 끌어올리는 것을 골자로 하는 주주환원 정책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다. 외국인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자사주를 매입하는 방안이 포함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오는 30일 이사회를 열어 주주환원 정책을 결의할 예정이다. 삼성생명은 30%인 배당성향을 중장기적으로 45%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배당 규모는 지난해(3600억원)보다 70% 가량 늘어난 6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는 지난해 삼성생명 순이익이 1조9994억원(시장추정치 평균)으로 전년 대비 71.5% 증가한 것으로 추산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6월 보유하고 있던 삼성전자 주식 중 2298만 주(3.6%)를 매각하면서 7515억원의 주식처분 이익이 발생했다. 삼성생명 이사회는 삼성전자 지분매각 이익을 배당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삼성생명이 이 같은 중장기 배당정책을 공표하기로 한 것은 주주환원 규모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지난 2일 삼성생명 주가가 상장 후 최저인 7만9700원까지 떨어지는 등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안정적인 배당정책이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져 주가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 회장 일가에 대한 고배당 논란이 제기될 수 있어 고심했지만 주주 중시 경영 차원에서 배당 확대에 나서기로 했다. 이 회장은 삼성생명 지분 20.76%, 이재용 부회장은 0.6%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 18일 사외이사에서 중도 퇴임한 김준영 성균관대 이사장과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김두철 사외이사 후임에 외국인 전문경영인 출신을 선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밖에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는 안이 포함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잔여 지분 매각 등 지배구조 개편안이 나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보험업법상 삼성전자 지분(7.9%)을 그대로 보유할 수 있지만 금산분리 규제 강화에 따른 불확실성과 자본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줄일 것이란 예상이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1.4%)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9.3% 가운데 적지 않은 지분을 시장에 내다팔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삼성생명 관계자는 “시장에서 제기되는 삼성전자 지분 매각 등 지배구조 개편안은 중장기 과제로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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