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은 다소 부진하지만 부동산 사업이 활기를 띠며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종목이 증권가에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일 KT는 올 3분기 매출이 5조94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3695억원으로 2.1% 줄었다. 이날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의 눈길을 끈 것은 KT의 부동산 매출이었다. 3분기 1413억원으로 같은 기간 34.8% 늘었다. 신은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KT의 성장을 이끌 새 수익원으로서의 잠재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KT는 전국에 440여 개의 전화국 부지를 갖고 있다. 장부가치로는 3조3000억원 수준이지만 시가로는 8조3000억원이 넘는다. 통신 기술의 발달로 많은 전화국을 두고 있을 필요가 없어지면서 KT는 남는 땅에 아파트, 오피스텔, 호텔, 기타 상업용 건물을 지어 수익화하고 있다. 지난 7월 서울 동대문에 문을 연 노보텔앰배서더호텔도 옛 KT 을지지사 자리에 지은 것이다. 2020년까지 부동산 매출을 연 7000억원대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게 KT의 목표다.
태양광발전용 폴리실리콘 제조업체인 OCI도 업황 부진 속에 옛 인천공장 부지가 주목받고 있다. 장부가격이 5540억원인 이 땅을 시가인 2조원 이상에 팔기만 해도 1조5000억원가량의 차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가총액(2조3968억원)의 절반이 넘는 금액이다. 양형모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부동산이 주가 추가 하락을 막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T&G도 경기 수원의 옛 연초제조창 부지를 주상복합단지로 개발해 분양한 덕분에 올해부터 5년간 총 1조5000억원의 매출이 더해질 전망이다. 서린바이오는 경기 판교 코리아바이오파크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어 전매 제한이 풀리면 부동산 가치가 부각될 것으로 기대된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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