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칼럼은 제이미 맥기버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로 로이터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런던, 8월22일 (로이터)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고 내 달러 비중이 줄어들었다. 환율 가치 변동이 주된 이유였다. 그러나 미국의 고립주의도 그러한 감소세를 부추겼을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전쟁이나 환율전쟁, 실제 전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지정학적 갈등 심화를 감수하면서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펴는 가운데 해외 중앙은행들은 달러 익스포저를 줄이려 했을 것이다.
이란, 러시아, 터키 등 일부 국가들은 글로벌 보유통화인 달러 사용 제한을 통한 미국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이미 달러 의존도를 줄이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보유통화 지위를 갖기 위해서는 규모, 안정성, 안보, 유동성의 네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달러만큼 이 네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통화가 없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달러 거래는 전체 외환시장 거래에서 88%의 비중을 차지한다. 또 석유, 산업용 금속, 금 등 국제 상품시장의 거래 가격도 달러로 표시된다.
그러나 이러한 달러의 무한한 힘이 영원하진 않을 것이다.
배리 아이켄그린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 경제학 교수는 오래 전부터 예견된 달러 하락세가 모멘텀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동맹국들 간 외교적 군사적 관계가 망가지면서 달러 가치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달러의 '안보 프리미엄'이 줄면 미국에 의존했던 국가들의 외환보유고에서 달러 비중이 30%포인트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추정했다.
미국이 계속 고립주의의 길을 갈 경우 7500억달러 이상의 달러 표시 자산이 매각될 처지에 놓인다는 것이다.
◆ 글로벌 보유고 사상 최고치 근접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글로벌 외환보유고는 트럼프 당선 불과 몇 주 후인 2016년 말 10조7100억달러에서 8% 늘어난 11조590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제 글로벌 외환보유고는 2014년 기록한 사상 최고치 11조9800억달러에 근접하고 있다.
그러나 보유고 내 달러 비중은 올해 1분기 62.48%로 4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6년 4분기의 65.34%보다 낮은 수치다. 외환시장 애널리스트들은 해당 기간 달러 가치가 12% 하락한 것을 주된 요인으로 추정했다.
지난주 미국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세계 2위 미국 국채 보유국인 일본은 6월 미국 국채 보유액을 1조300억달러로 줄였다. 2011년 이후 최저치다.
물론 일본은 미국의 적이 아니다. 하지만 미국과 동맹국들 간 무역전쟁 가능성은 이제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정치적, 경제적으로 미국과 갈등을 겪고 있는 국가들은 적지 않다. 미국과 오랜 기간 적대적 관계를 이어 온 이란의 경우는 석유 수출 대금 일부를 달러 대신 다른 통화로 결제하고 있고, 미국의 최대 채권국인 중국은 지난 1월 위안 원유 선물 거래를 출범해 브렌트유, WTI 등 기존 글로벌 벤치마크와의 경쟁을 시작했다.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고에 금방 큰 변화가 나타나진 않겠지만 수십 년간 이어진 글로벌 외환보유고 내 압도적인 달러 지위는 예전보다 덜 견고해진 것이 사실이다.
* 칼럼원문 <^^^^^^^^^^^^^^^^^^^^^^^^^^^^^^^^^^^^^^^^^^^^^^^^^^^^^^^^^^^
Global FX reserves https://reut.rs/2nUJ6Fx
^^^^^^^^^^^^^^^^^^^^^^^^^^^^^^^^^^^^^^^^^^^^^^^^^^^^^^^^^^^>
(김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