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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기업의 이익 증가율이 둔화되면서 성장주에 유리한 환경이 지속될 거라는 분석이 나왔다. 영업이익 증가율이 50% 이상인 기업 비중은 올해 41%에서 내년에는 21%로, 2023년엔 8.6%로 뚝 떨어진다. 성장이 희소해지는 국면에선 미래가치가 높으면서 영업이익 증가율도 높아지는 ‘돈 버는 성장주’에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내년 주식 상승 제한적”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내년 전 세계 기업의 이익 증가율은 크게 둔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전 세계 주당순이익(EPS) 증가율 컨센서스(증권가 추정치 평균)는 7.0%다. 올해(51.7%) 대비 크게 줄어든 수치다.
특히 한국 기업 이익 증가율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순이익 컨센서스(네이버 (KS:035420) 일회성 이익 제외)는 174조4000억원으로 올해 대비 6.8%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순이익 증가율 컨센서스가 109%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인플레이션 논쟁도 지속되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현재 급등하는 인플레이션이 내년 하반기에 사그라질지 확신할 수 없다”고 지난 1일 말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도 2일 “현재 발생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일시적(transitory)’이란 단어를 더 이상 쓰지 않을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가 다루고 있는 것(인플레이션)에 대한 적절한 설명이 아니었다는 것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이 지속되면서 미국과 중국의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각각 전년 동월 대비 8.6%, 13.5% 높아졌다. 국내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10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은 기업의 이익을 훼손한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에 부정적이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기업 이익 증가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데다 물가 상승 압력까지 높아지면서 내년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돈 버는 성장주’에 기회”미래에셋증권은 내년 증시에선 성장주에 초과 수익을 낼 기회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으로 금리가 상승하는 국면이지만 최근 금리 변화에 대한 민감도가 낮아진 데다 기업 실적이 피크아웃하면서 가치주보다 성장주가 유리한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다수 기업의 이익이 증가하는 경기 확장 국면에선 가격이 싼 가치주가 유리하지만 성장이 희소해지는 국면에선 성장성이 높은 기업들이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 증시에서도 올 하반기 영업이익 증가율이 20% 이상인 기업들의 하반기 주가 상승률은 평균 28.4%를 기록했다. 영업이익 증가율이 50% 이상인 기업 비중은 올해 41%에서 내년 21%, 2023년 8.6%로 떨어질 전망이다. 성장기업 주가에 프리미엄이 더 붙을 수 있는 환경이라는 의미다.
미래에셋증권은 특히 ‘돈 버는 성장주’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BBIG(2차전지 바이오 인터넷 게임) 기업은 실적 개선이 본격화하면서 유가증권시장 내 순이익 비중이 지난해 3.2%에서 올해 6.5%로 크게 상승했다. 이는 자동차 업종의 순이익 비중(6.2%)과 맞먹는 수치다. 내년과 2023년엔 각각 7.3%, 7.4%로 높아질 전망이다.
커지고 있는 테마형 상장지수펀드(ETF) 시장도 성장주 수급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2차전지 ETF 운용자산(AUM)은 올해 1조1000억원에서 6조1000억원으로 454% 늘었다. 메타버스 ETF AUM 역시 1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금리 민감도가 낮고 상대적으로 이익 증가율도 높은 기업으로 에스에프에이, 심텍, 유진테크, 솔브레인 등을 꼽았다. 유 연구원은 “다만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 예기치 못한 요인으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때 성장주 주가가 조정받을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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