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가 한국 사업을 전담할 새 회사 ‘카디널 원 모터스’를 설립해 쌍용자동차 인수 작업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카디널 원 모터스는 이번주 쌍용차 인수를 위한 의향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HAAH 창업주 듀크 헤일 회장은 25일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쌍용차를 인수할 가장 최적의 업체”라며 “마감 전까지 인수의향서를 내겠다”고 말했다. 쌍용차 인수의향서 접수 마감은 이달 말이다.
HAAH는 작년부터 쌍용차 인수를 검토해왔다. 법원은 그러나 HAAH가 투자 결정을 계속 미루자 지난 4월 쌍용차에 대한 기업회생(법정관리) 절차를 개시했다. 헤일 회장은 당시 쌍용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의 지분 감자 절차 지연 등에 따라 투자 결정에 필요한 시간이 부족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헤일 회장은 최근 한 미국 매체를 통해 중국 체리자동차를 수입해 미국에 판매하려던 계획을 접고 조만간 HAAH를 청산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중 관계 악화에 따른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대신 쌍용차와의 비즈니스를 전담할 카디널 원 모터스를 통해 쌍용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픽업트럭 등을 미국과 캐나다에 판매하겠다는 구상이다. 헤일 회장은 “글로벌 경험을 토대로 쌍용차를 도울 것”이라며 “쌍용차가 글로벌 전체에서 파는 것보다 더 많은 무쏘를 미국의 한 개 주에서 팔 수 있다”고 말했다.
카디널 원 모터스의 적극적인 움직임에 따라 쌍용차 새 주인 찾기 작업에 청신호가 켜질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국내 전기버스 제조업체 에디슨모터스, 전기차 업체 케이팝모터스, 사모펀드의 계열사로 알려진 박석전앤컴퍼니 등이 쌍용차 인수 의향을 밝혔다.
쌍용차 인수에 필요한 자금은 8000억∼1조원 규모로 예상된다. 쌍용차는 이달부터 평택공장을 주간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하며 생산직 절반을 대상으로 한 달씩 순환 무급휴업에 들어가는 등 자구노력을 하고 있다. 또 평택공장을 이전하고 부지 매각대금으로 친환경차 전용공장을 새로 짓기로 했다.
쌍용차는 상반기 내수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34.8% 줄었지만 수출이 59.8% 늘어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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