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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모럴 해저드에 빠진 '카카오', 애꿎은 개미들만 피눈물

입력: 2022- 01- 13- 오후 05:26
© Reuters.  [긴급진단] 모럴 해저드에 빠진 '카카오', 애꿎은 개미들만 피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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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KS:035720) 그룹 주가 하락의 배경은?

온라인 플랫폼 규제가 가져올 주가 영향은?

카카오의 성장 모멘텀은?

카카오의 투자 포인트, 두나무

왼쪽부터 김종효 인포스탁데일리 전문위원,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 이형진 선임기자. 사진=인포스탁데일리

[인포스탁데일리=이형진 선임기자] 국내 대표적 혁신 IT 플랫폼 기업인 카카오가 최근 ‘먹튀’ 논란에 휩싸이면서 그룹 주가가 전체적으로 추락하고 있다. 지난 10일 류영준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자가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비판 여론은 여전히 거세다.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KS:323410) 등 계열사의 주가가 줄줄이 하락하면서 애꿎은 ‘개미’들만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인포스탁데일리는 페어차일드 수석부사장을 지낸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과 김종효 인포스탁데일리 전문위원과 함께 카카오 그룹의 주가 하락에 대한 배경과 추후 주가 흐름, 그리고 카카오의 미래 전망 등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사진=카카오페이

◇ 카카오페이의 최근 주가 하락에 대한 배경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은 “카카오페이의 주가가 폭락한 이유는 구조적인 영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카카오 전체로 봤을 때 카카오게임의 신작게임 ‘오딘’의 부진, 카카오페이의 금융권 규제, 플랫폼에 대한 규제 등으로 호재가 소진돼버린 상황”이라며 “성장 모멘텀에 대한 호재가 없는 구조적인 하락”이라고 말했다.

김종효 인포스탁데일리 전문위원은 “예측하지 못했던 갑작스러운 변화가 나타나면서 카카오가 가지고 있던 ‘국민주’ ‘국민 플랫폼’ 이미지의 강력한 모멘텀이 사라졌다”며 “개별 기업들의 리스크가 커지면서 증권사에서 목표가를 내리는 등 본질적인 성장 스토리가 꺾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흐름을 고려한다면 카카오는 지금 가지고 있는 알짜 자회사들을 또다시 상장해야 하는데 헤지펀드 입장에서는 당연히 롱숏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롱숏(Long Short)은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은 사고(Long) 주가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은 미리 빌려서 팔아(Short) 차익을 남기는 매매 전략이다.

카카오의 완전히 달라진 주가 가치를 반영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회사의 떨어진 주가도 반영해야 하는 카카오 지주사 입장에서는 곤란에 처해있다. 여기에 카카오페이의 대표였던 류영준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자가 스톡옵션(Stock option, 기업이 임직원에게 일정 수량의 자회사 주식을 일정 가격에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과 관련된 투자로 먹튀 논란에 휩싸이면서 ‘국민 주식’인 줄 알았던 카카오가 ‘국민 골칫덩어리’로 전락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CI.

◇ 카카오와 네이버의 다른 성장 방식

우리나라 대표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는 부(富)를 축적하는 방식이 카카오와는 다르다.

네이버는 어떤 아이디어가 채택되면 팀을 꾸려서 이해진 회장이 그 팀의 수장에게 오너십을 부여하고 투자도 네이버에서 직접 해주면서 기업이 커나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준다. 반면 카카오는 김범수 의장이 투자는 하되 오너십을 갖는 게 아니라 여러 군데 투자를 받아 IPO를 성사 시켜 부(富)를 축적하는 구조다.

이미지=아이클릭아트

◇ 온라인 플랫폼 규제에 따른 추후 주가 흐름은?

오는 3월 대선이 끝나고 나면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규제로 광풍이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동일 기능‧동일 규제 원칙으로 금융권 취급을 하려는 분위기다. 김종효 위원은 대선 이후에 정부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가 더 강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김종효 위원은 “여야 대선 후보 양자의 박빙 구도에서 누가 당선되든 대중 영합(인기를 좇아 대중을 동원하여 권력을 유지하려는 정치적 태도나 경향)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기존 정책을 최소한 유지하거나 일부 산업들에서는 규제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이 그는 “오미크론 변이에 델타 변이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는 자영업자들이 계속 주장해왔던 플랫폼 회사들의 강력한 영업 확장에 대한 규제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대선 공약으로 규제 풀어주겠다고 말하겠지만 당선이 되면 오히려 대기업을 옥죌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최양오 고문은 “카카오페이는 외국인과 개인이 많이 매도한 것을 볼 때 규제 강화보다는 실적과 미국 금리 인상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며 “규제는 똑같이 받는 것이기 때문에 카카오페이의 실적이 나쁜 것이 첫 번째 원인이고, 두 번째는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외국인의 수급, 마지막으로 온라인 규제 강화 순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형진 인포스탁데일리 선임기자는 “카카오의 주가 하락 타임라인을 보면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 차이가 벌어지면서 주가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이재명 후보는 도지사 시절부터 플랫폼 기업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통령이 되면 플랫폼 기업들을 손보겠다는 식의 정책들을 계속 만들어 내다보니 국내 비즈니스의 비중이 큰 카카오의 폭락을 가져왔다”고 덧붙였다.

김종효 위원은 “카카오를 공격해서 개인 사업자들을 더 활성화 있게 만들어준다는데, 이와 비슷하게 대형 마트를 쉬게 하면 중소시장이 잘 된다고 했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았다”며 “실제로 이재명 후보가 당선돼서 정책이 나왔을 때, 다시 한번 따져볼 문제”라고 말했다.

카카오 판교 사옥 입구 전경. 제공=카카오

◇ 카카오, 미래 성장은 어디서 찾아야 하나? 성장 모멘텀의 부재

플랫폼 규제 문제로 카카오의 주가가 내린 거라면 반전의 기회도 있을 것이다. 다만 그 반전의 모멘텀을 만들어줄 수 있는 실적이 필요하다. 하지만 카카오게임즈 (KQ:293490),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전반적으로 지금 실적 전망이 좋지 않다.

최양오 고문은 “카카오의 폭락이 회색코뿔소(개연성이 높고 파급력이 크지만, 사람들이 간과하는 위험)는 아니었다. 경영진 먹튀가 증권사에 길이 남을 사건이긴 하나 주가를 장기간으로 끌어내릴 수는 없다고 본다”며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이 실적을 올리는 방법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형진 선임기자는 “실적이 안 나오는 회사의 대표에게 스톡옵션을 팔게 하고 본체인 카카오의 대표로 앉혔다면 김범수 의장도 인력 풀이 없다고 본다”며 “남궁훈 대표도 P2E 게임과 NFT 외에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 보니 카카오가 새롭게 성장할 수 있는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효 위원은 “카카오는 기존의 서비스를 하나로 묶어주는 플랫폼 역할을 금융에서 담당하기 때문에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가 중요하다”며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를 하나로 묶고 플랫폼, 콘텐츠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서 수수료 서비스를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두나무와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가 하나로 연결된 소위 종합 금융 솔루션을 가져가게 되면 글로벌로 한 번에 연결될 수 있다”며 “카카오와 업비트 내에서 통용될 수 있는 통화가 디지털 지갑으로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 된다면 소비자는 수수료를 감당하더라도 업비트나 카카오뱅크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이버가 많은 돈을 들여 라인과 제패토로 힘겹게 진출했다면 카카오의 미래 그림은 금융 서비스와 콘텐츠, 톡 비즈니스 산업 등을 연계해 좀 더 쉽게 글로벌 금융으로 진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거버넌스(Governance)를 굉장히 중요시하는 펀드 입장에서는 카카오의 경영진에 관련된 논란이 풀리지 않는다면 그 과정이 굉장히 험난할 수 있다.

사진=카카오뱅크

◇ 카카오 그룹 주의 반등은 카카오뱅크부터 시작

17만원까지도 갔었던 카카오 그룹의 주가가 10만원 밑으로 떨어지니 또 사야 하는 거 아니야 하는 생각도 든다.

김종효 위원은 “주가가 내린 것은 가장 큰 호재다. 다만 17만원 시장에서 20만원을 외칠 때 PER이 100배였다면, 현재는 거의 50~60배이기 때문에 50~60배의 성장성을 보여주기 위해 매출이나 이익, 둘 중의 하나는 반드시 늘어야 한다”며 “두 가지 모멘텀이 모두 없는 상태에서 지금은 굉장히 애매하다. 주가는 고점 대비 많이 빠졌기 때문에 기술적 반등은 할 수 있지만 결국은 시간과 싸움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형진 선임기자는 “카카오뱅크는 중금리 대출 규제가 실적 하락의 원인이고 카카오페이도 금융사로서의 규제가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러한 관점에서 카카오그룹은 금융 그룹이다. 금융 그룹은 기본적으로 규제를 깔고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종효 위원은 “미래 가치를 반영할 때 마이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IT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업체는 국내에서 네이버 (KS:035420), 카카오밖에 없다”며 “다만 네이버는 규제 때문에 금융 서비스에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지 않았고, 카카오는 모빌리티도 금융이랑 연결되다 보니 여러 가지 주변 상황들이 지금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두나무 CI

◇ 카카오 투자 포인트는? 두나무 or FOMC?

카카오가 외형 성장을 하는 가운데 이익이 급속도로 늘던지, 매출이 늘던지 모멘텀이 생겨야 하는데 그래서 카카오에 투자할 때 가장 핵심 포인트는 두나무의 가치라고 본다. 카카오는 두나무에 대해 직접 지분도 있고, 카카오벤처스를 통한 지분 갖고 있는데 카카오벤처스를 청산하면서 지분 일부를 정리했다.

김종효 위원은 “중장기적으로 NFT와 가상자산 시장이 계속 성장할 것이라 본다면 결국은 두나무의 가치가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와 연결돼서 결국은 카카오 전체의 가치를 키우게 될 것”이라며 “카카오가 금융 그룹으로 거듭나기 위한 핵심 포인트는 두나무와 카카오뱅크, 카카오 페이의 결합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다만, 두나무는 규제를 최대한 피해야 하므로 상장하는 데는 상당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양오 고문은 “거래소들이 제도권들로 많이 들어왔고 얼마큼 정상화되고 스태블라이즈 되느냐가 관건인데 카카오에 대한 투자는 이번 FOMC 회의 때까지 무조건 기다려야 한다”며 “1월 말이면 FOMC에서 금리 인상에 대해서 확고한 방향이 나올 텐데 3~4번 이상의 추가 금리 인상 이야기가 나오면 카카오의 주가는 더 내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카카오는 외국인들이 기관보다 더 많이 팔았는데 외국인들은 국내 금리보다는 미국 금리에 매우 민감하므로 FOMC 결과를 보고 결정해도 저가 매수의 기회는 더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김종효 위원은 “순이자 마진이 전반적으로 올라가는 추세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카카오보다 카카오뱅크가 모멘텀을 더 가져갈 수 있다”며 “카카오는 미국의 금리 움직임과 실적 추이, 향후 성장 모델 등에 대한 확실한 그림이 보이기 전까지 기존에 보유자들은 어쩔 수가 없다”고 전망했다.

ETF의 흐름을 보면 최근 가장 자금이 강하게 들어오고 있는 섹터가 파이낸셜과 에너지다. 바이오 부문은 돈이 들어오는데도 주가가 빠지는 반면, 파이낸셜과 에너지는 돈과 수익률이 같이 올라가고 있다.

김종효 위원은 “이런 측면에서 보면 카카오뱅크 쪽에 조금 더 무게를 가질 필요가 있다”며 “예대 마진의 개선으로 마진률 상승이 있다면 카카오 그룹 주 중에 이익 방어가 될 수 있는 쪽은 카카오뱅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양오 고문은 “최근 짐크레이머가 올해 사야 할 종목에 대해서 애플 (NASDAQ:AAPL), 시스코, 오라클 등 오래된 기술주를 사라고 언급했다. 기본적인 실적을 내면서 탄탄한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술주를 카카오 그룹 내에서 고르라면 카카오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형진 선임기자 magicbullet@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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