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등의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한국금융연구원 자료.
국내은행의 가계대출 중 3개월 이상 연체돼 부실채권으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여신'이 올해 말 3조원까지 급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또한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미국, 일본 등의 주요국보다 높은데다 대출자들의 상환능력도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지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8일 '국내은행 가계대출 리스크 예측'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예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가계대출 중 고정이하여신비율(NPL 비율)과 거시변수들의 계량모델을 추정하고, 이를 이용해 올해 NPL 비율을 예측했다. 고정이하여신은 3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의 비율을 뜻한다.
그 결과 가계대출 NPL 비율은 지난해 4분기 0.18%에서 올해 말 0.33%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선임연구원은 NPL 비율이 이처럼 급속도로 상승하는 점을 고정이하 가계여신 금액으로 추산하면 2022년말 1조7000억원에서 2023년말 3조원 수준으로 급증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미국 · 일본 등 주요국의 경우 80% 이하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100%를 넘어서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 전경.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어 보고서는 "우리나라 가계부채 원리금상환비율(DSR: debt service ratio=대출원리금상환액/소득)도 14%에 육박한다"며 "주요국들이 5~8%인 점에 비추어 보면 가계대출 차주의 상환능력 면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부실채권이 급증하겠지만 은행업 전체의 손실 흡수능력은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은행 자기자본은 지난해 말 기준 279조원이고, 지난해 당기순이익도 18조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다만 지난 2012년 이후 급락하던 NPL 비율이 다시 급등으로 전환하는 것인 만큼, 은행권은 NPL 변화에 예의주시하며 가계대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