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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슨모터스는 어떻게 2000억 차이를 극복했을까[딜리뷰]

경제 뉴스2021년 10월 25일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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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uters. 에디슨모터스는 어떻게 2000억 차이를 극복했을까[딜리뷰]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쌍용자동차 인수전이 드디어 한 발을 뗐습니다. 아직 '우선협상대상자' 지위이긴 하지만 새 주인으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선정됐죠. 경쟁사였던 이엘비앤티 컨소시엄이 5050억원을 썼는데도 서울회생법원이 3100억원을 쓴 에디슨모터스 손을 들어준 배경, 에디슨모터스의 향후 쌍용차 운영 계획,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에 참여한 FI(재무적투자자)들의 자금 충당 계획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주 딜리뷰에서는 쌍용차 새 주인을 둘러싼 다양한 궁금증을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한경 마켓인사이트부 M&A팀이 서울회생법원의 쌍용차 우협 발표 직후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를 만나 인터뷰했는데요, 만나보니 강 대표의 전기차 사업에 대한 진정성은 '찐'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부디, 계획대로 착착 진행해서 쌍용차가 잘 굴러갈 수 있길.

1. 전기차 사업에 대한 진정성이 '핵심'

지난달 쌍용자동차 본입찰에서 모두를 놀라게 한 건 이엘비앤티 컨소시엄이 써낸 가격이었습니다. 독보적으로 높은 5050억원. 그러나 당시 2851억원을 적어낸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자신했었습니다. "빚 갚는 데 쓰이는 인수금액보다 인수 후 회생시키는 게 중요하다"는 논리였죠. 에디슨모터스는 입찰서류 보완 과정에서 약 250억원을 늘려 3100억원에 우선협상대상자가 됐고, 그 배경을 알기 위해선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합니다. 쌍용자동차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에디슨모터스의 강영권 대표. /허문찬 기자

전기버스 업체 에디슨모터스를 2017년 인수한 그는 이미 그때부터 전기차사업에 '올인'할 계획을 세웠다고 했습니다. 방송국 PD 출신일 때부터 과학, 다큐멘터리 등에 관심이 많았고 제대로 된 사업을 하고 싶어 프로그램 외주 제작사를 차린 뒤에도 그를 사로잡을 만한 것을 찾고 싶은 '갈증'이 있었습니다. 재활용 트렌드에 맞춰 폐기물 소각업체인 ES청원과 EST를 세워 잘 키워나갔지만, 에디슨모터스의 전신인 TGM을 사오기 위해 ESG청원을 팔기로 한 겁니다. 자세한 내용은 앞서 보도한 한경 기사를 참고하시길.

암튼 그의 전기차에 대한 열망이 커질수록 "테슬라를 넘어서는 한국 전기차 회사를 만들어 국내 자동차산업 성장의 기반을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은 커져갔습니다. 후손들이 먹고 살 수 있는 산업적 토대를 만들어놓고 죽는 것이 그의 '소명'처럼 느껴진다고 했습니다. '한국판 일론 머스크'를 꿈꾸는 그는 이미 전기버스 업체를 운영하면서 기술력을 닦아왔고, 디자인 특허 등 승용차로 전기차 사업을 확대할 준비를 해왔다고 했습니다. 다만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죠. 우협 발표 직후 그와 만나 인터뷰했을 때 그의 억울함은 다음 문장에서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왜 테슬라를 부러워하면서 테슬라랑 경합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하면 미친놈이라고, 엉뚱한 소리라고 보는지 이해가 안돼요. 왜 우리나라에서 그런 시도를 하면 박수를 쳐주고 응원해주질 못합니까. 테슬라를 넘어서는 회사로, 쌍용차를 그렇게 만들어나갈 겁니다."

이같은 그의 전기차 사업에 대한 진정성이 바로 2000억원의 차이를 극복한 저력이 아니었을까요? 실제로 쌍용차의 기존 모델을 전기차로 전환해 내년엔 5만대, 3~5년 안에 30만~50만대를 판매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린 것도 주효했을 테고요. 아, 그리고 이엘비앤티가 실제로 5050억원을 지불하기 어려울 정도로 자금난이 있었다는 점, 본입찰 때 냈어야 할 보증금 30억원조차 내지 못했다는 점 등도 원인 중에 하나였을 겁니다.

2.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FI 자금계획은?

그렇다면 핵심은 강 대표의 '꿈'을 실현시켜줄 자금력일 겁니다. 현재 에디슨모터스는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키스톤PE), KCGI를 FI로 확보했습니다. 이들은 쌍용차 인수자금 3100억원뿐 아니라 추후 회생과정에서의 기업 운전자금 등도 공동으로 확보해 운영할 계획입니다.

구체적인 금액이나 계획이 궁금해 각 FI의 대표들과 통화를 해봤습니다. 일단 손창배 키스톤PE 대표는 "인수자금 3100억원 중 최소한 30% 이상, 대략 40%는 FI가 조달할 계획"이라며 "금융권 대출을 포함해 좀 더 검토해볼 것"이라고 했습니다. 추후 들어가야 할 자금의 규모에 대해선 "1조5000억원을 필요할 것"이라며 "쌍용차의 회생담보권이 풀리면 담보제공 가능한 자산이 최소 9000억원은 되기 때문에 7000억~8000억원은 대출 가능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손 대표는 또 운전자금 규모에 대해선 "연간 3000억~4000억원 가량 들어갈 것"이라며 "다만 PMI(post-merger integration) 전략에 대해 정교하게 그림을 그려 투자자들을 설득해야 자금조달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KCGI의 강성부 대표도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었습니다. 강 대표는 "쌍용차의 담보부차입금이 다 없어지면 추가 담보차입금을 조달할 수 있고 SI(전략적투자자)와 FI가 합쳐 쌍용차의 90% 이상 지분을 확보하는 게 목표"라고 했습니다. 그는 이어 "1차로 인수금액 3100억원을 마련하고 2차로 최소 5000억원 이상을 조달하면 최소한 2년 정도는 적자가 나더라도 회사가 굴러갈 수 있다"며 "전기차로 전환하고 새 모델도 더 만드는 등 회생 계획을 잘 세워놨다"고 덧붙였습니다.

대부분이 예상하는 것처럼 쌍용차의 연간 적자 금액이 4000억원 안팎으로 난다고 가정했을 때 이 회사의 회생 여부는 결국 신모델 개발 등 연구개발 투자계획 및 전기차 상용화 시기, 실제 판매량이 좌우하게 될 겁니다. 강 대표의 전기차 사업에 대한 계획은 저희 M&A팀의 인터뷰 기사를 참고하시길.

3. KDB산업은행의 '입장발표' 그 후폭풍은?

문제는 우협 발표에 대한 강 대표의 온라인 기자간담회가 끝난 직후에 발생했습니다. 지난 22일 오후 KDB산업은행이 입장문을 발표한 건데요, 제목은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M&A 관련 산은 앞 자금지원요청 기사 관련 해명자료'였습니다. 이 자료의 핵심은 "에디슨모터스로부터 어떠한 자금지원 요청도 받은 바 없고 지원여부는 충분한 입증과 검토를 거쳐 결정해야 하며 인수 협의를 시작하기도 전에 언론을 통해 산은 지원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부적절한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에디슨모터스가 우협 발표 이후 "산은에 담보대출 등 자금지원 요청을 했다"며 "마힌드라가 쌍용차 인수할 때도 산은이 지원해줬는데 국내 기업이 인수한다는데 지원해주는 게 마땅하다"고 주장한 데 대한 반응이었습니다. 산은이 이같은 해명자료를 곧장 내는 일 자체가 흔치 않은 일인데다 표현의 수위도 '높은 편'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보통 가만히 있거나 자료를 내더라도 '검토중인 바 없다' 정도인데 말이죠. 그만큼 에디슨모터스의 행보가 '괘씸'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산은의 주장에는 틀린 내용이 없습니다. "쌍용차는 현재 법원 및 회사 주관하에 회생 인가 전 M&AA가 진행 중으로 현재까지 법원, 회사 또는 에디슨모터스로부터 어떠한 자금지원 요청도 받은 바 없음을 알려드립니다."라는 현재 상황에 대한 판단이나 "산은의 자금지원은 국민의 부담으로 조성되는 만큼 에디슨모터스의 자금조달의 내용과 수준, 향후 사업계획에 대한 충분한 입증과 검토를 거쳐 지원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라는 과정에 대한 설명도 모두 다 맞는 말이죠. 또 "인수 관련 협의를 시작하기도 전에 에디슨모터스가 언론을 통해 산은 지원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부적절한 것으로 판단됩니다."라는 해명자료 배포의 이유도 충분히 납득이 가는 대목입니다.

이번 사건을 놓고 M&A업계에서는 "우협 선정에 들뜬 나머지 산은이 대출해줘야 한다고 너무 많이 떠든 것이 화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강 대표의 말처럼 마힌드라 전례를 봤을 때 산은에 대출해줘야 한다고 주장할 만 합니다. 하지만 그건 에디슨모터스의 입장이고요, 일단 인수부터 한 뒤에, 제대로 된 조건과 사업계획을 자세히 밝히면서 주장해야 할 내용이었어야 한다는 비판도 일리가 있어보입니다. 모든 일에는 순서라는 게 있으니까요. 그리고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속담은 괜히 존재하는 게 아니겠죠. 또 M&A업계에선 "산은에 찍혀서(?) 좋을 게 없다"는 건 상식이니깐요.

물론 개인적으로, 또 취재기자로서도 강 대표가 그의 플랜대로 쌍용차를 무사히(?) 잘 인수해서 제대로 회생시켜 멋진 전기차 회사를 만들어주길 바랍니다. 테슬라를 넘어서는, 그와 견줄 만한 한국 회사가 나온다면야 한국인으로서도 매우 자랑스러운 일이겠죠. 그러나 그 꿈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너무 앞서나가다간 일을 그르칠 수도 있으니,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 하나씩 실천해가는 모습을 보여주시길. 그럼 이만 총총.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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