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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최저임금 논문'의 진짜 의미

입력: 2021- 10- 20- 오전 07:43
수정: 2021- 10- 20- 오전 08:40
© Reuters.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최저임금 논문'의 진짜 의미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최저임금의 고용효과를 연구한 데이비드 카드 미국 UC버클리 교수가 선정됐습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는 이미 시즌이 지난 최저임금 논란이 다시 불씨를 살리는 모양새입니다.

카드 교수의 연구 결과는 최저임금을 올린 지역의 일자리 증가 또는 감소를 확인해보니 최저임금을 인상했음에도 오히려 고용이 늘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를 두고 국내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정책이 옳았다"느니, 또 다른 한편에선 "카드 교수도 최저임금 인상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라느니 하는 식의 목소리가 뿜어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국내 대표적인 최저임금 정책 연구자이자 노동경제학자인 이정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글을 보내왔습니다. 최저임금 인상 정책이 맞고 틀리고를 넘어 카드 교수의 최저임금 논문이 갖는 진짜 의미를 짚어보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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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논문으로 유명한 UC버클리의 데이비드 카드(David Card) 교수가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면서 우리나라 언론에서도 그의 최저임금 논문이 소개되고 있다. 대부분 경제학자들은 그가 언젠가는 노벨상을 탈 것이라고 생각해 왔기에 그렇게 놀라운 뉴스는 아니었다. 그런데 일부에서 논문의 의미를 과장되게 해석하거나 심지어 왜곡하는 모습까지 보여 노동경제학자로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데이비드 카드 교수가 지금은 고인이 된 프린스턴 대학의 앨런 크루거(Alan Krueger) 교수와 함께 공저한 문제의 논문은 1994년 전미경제학회의 학술지인 『아메리칸 이코노믹 리뷰』(American Economic Review)에 게재된 논문이다. 이 논문은 현대 정책평가 방법에서 금과옥조와 같이 여겨지는 이중차분법을 사용한 초기의 대표적인 논문으로 노벨상 위원회에서도 이러한 공로를 인정했다. 그런데 이 논문이 세상에서 유명세를 탄 이유는 논문의 분석 결과 때문이었다. 저자들은 최저임금의 고용효과를 알아내기 위해 최저임금 근로자가 집중되어 있는 버거킹, KFC 같은 패스트푸드점을 조사해 손수 데이터를 수집했다. 그런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예상과 달리 최저임금의 고용효과가 플러스로 나타났다. 최저임금을 올리면 인건비가 상승하고 비용이 증가하는데 어떻게 고용이 증가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낳았다.

이 논문이 신고전파 경제학을 무너뜨린 시대의 역작이란 평가는 사실을 과장하다 못해 지극히 정치적인, 제멋대로 해석이다. 또 이 논문이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고용이 증가하니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의 과학적 근거라고 말하는 것은 명백히 허위사실 유포이다. 노벨상 수상 인터뷰에서 카드 교수도 자신의 논문이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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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교수의 논문은 최저임금 효과에 대한 정답을 제시했다기보다는 이후에 많은 후속연구를 낳은 하나의 계기였다고 평가하는 것이 맞다. 이들 후속연구에서 카드 교수의 논문은 과학적 검증의 대상이 되었다. 데이비드 뉴마크(David Neumark)와 윌리암 워셔(William Wascher) 교수는 2000년에 카드 교수의 논문이 게재된 동일한 학술지에 하나의 논문을 게재했는데, 이들의 분석 결과는 원논문의 결과와 정반대였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이 줄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카드와 크루거 교수의 설문조사 데이터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직접 회사의 인건비 회계장부를 획득해 데이터의 질을 한층 향상시켰다.

물론 뉴마크와 워셔의 논문이 논쟁의 끝을 장식한 것도 아니었다. 그 이후에 수많은 논문들이 나왔으며 아직도 그 논쟁은 계속되고 있으며 지금도 수많은 경제학자들이 연구를 하고 있다. 이렇게 학술적 논쟁이 계속되는 것은 학자들의 탁상공론이 아니며 불가지론(不可知論)을 지지하는 것은 더욱 아니다. 그동안 경제학자들은 최저임금 연구를 통해 노동시장과 과학적 정책평가에 대한 이론과 지식을 증진시켰다.

그리고 최근에는 공감대를 이루는 상당히 중요한 결과들도 등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의 고용효과가 경기변동이나 시장의 경쟁구조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사실, 또 가격을 높여 인건비 부담을 소비자에게 돌리는 것이 어려운 대외무역 산업에서는 고용효과가 부정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 고용조정은 기업의 하나의 대응방법일 뿐이며 급여 외 혜택이나 훈련비 등 포괄적인 인건비의 구성을 바꾸거나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사실은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이 공감하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최저임금에 대한 우리나라의 연구도 그동안 상당히 진척을 이루었고 계속 발전하고 있다는 평가를 덧붙이고 싶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미국과 달리 최저임금의 지역별 차이가 존재하지 않아서 연구자의 입장에서 최저임금의 효과를 추정하는 것이 매우 까다롭다. 단적인 예로 지난 2018년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를 둘러싼 논쟁에서도 2018년의 고용감소가 경기변동이나 인구증가 추세의 변화인지 최저임금 인상의 결과인지가 주요 쟁점이 되었는데, 이것은 우리나라 최저임금의 연구의 가장 큰 난점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연구자들도 지난 10여년 동안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나름의 창의적인 연구방법을 고안하고 최신의 정책평가 방법을 적용하여 많은 성과를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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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수상자의 연구를 각자 구미에 맞게 해석하는 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번 최저임금에 대한 논쟁이 얼마나 정치적인 것인지, 또 정치적인 프레임에 갇히면 얼마나 편향된 시각을 가지게 되는지 깨닫게 된다. 오늘도 최저임금의 효과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컴퓨터 앞에서 끙끙대는 연구자가 있을 것이다. 요즘 경제학의 경우 하나의 연구를 시작하고 끝날 때까지 최소 3년은 걸리는 것 같다. 한낱 연구가 그러할진데 실제로 사람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의 수립은 그보다 더 신중하고 꼼꼼히 준비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이정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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