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맛김치, 틈새레드페퍼 2종. 출처=팔도
[이코노믹리뷰=이정민 기자] 라면업계가 이미지 변신에 공을 들이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라면시장 성장이 정체되는 가운데 내수시장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기존 브랜드를 색다른 맛과 경험으로 확장,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라면 브랜드들은 소비자 니즈에 맞춰 장수 및 히트상품 라인업을 대대적으로 늘리고 새로운 형태로도 선보이는 등 힘을 쏟고 있다.
먼저 올들어 체질개선에 주력하고 있는 삼양식품(003230)은 대표 효자상품 불닭볶음면 라인업을 지속 강화하고 있다. 지난 23일 출시한 '로제불닭볶음면'은 불닭, 고추, 크림의 조화로 로제소스 특유 꾸덕함과 크리미함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제품이다. 앞서 선보인 로제불닭납작당면, 로제불닭떡볶이에 이어 이번 제품으로 로제맛 라인업을 확보했다.
삼양식품은 제품 리뉴얼도 단행하고 있다. 최근 1985년에 출시된 짜짜로니 맛을 보강하고 조리법을 간소화하는 등 업그레이드 했다. 특제 볶음 짜장소스를 적용, 고소하고 달달한 맛을 높이고 감자 후레이크를 추가했고 분말스프 대신 액상 형태로 선보였다. 지난달에는 대표 제품 삼양라면도 리뉴얼했다. 6개월간 연구를 통해 면부터 스프, 후레이크까지 모두 변화를 주고 패키지는 친환경 포장재를 적용했다.
팔도는 매운맛 전문 브랜드 '틈새'를 새로운 영역으로 확대하며 인지도 높이기에 나섰다. 지난 16일 출시된 틈새맛김치, 틈새레드페퍼 2종은 '틈새' 브랜드 핵심 콘셉트 강렬한 매운맛을 김치와 요리에 첨가하는 고춧가루 시즈닝 형태로 구현한 제품이다. 누적 판매량 20억개 달성을 앞둔 주력 제품 ‘왕뚜껑’을 봉지면으로 재탄생시키고 라인업을 확장했다. SNS 등에서 용기면을 자신만의 레시피로 끓여 먹는 소비자 아이디어에서 착안했다.
‘진라거’ 맥주. 출처=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오뚜기(007310)는 지난 15일 수제맥주 스타트업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와 협업해 ‘진라거’ 맥주를 선보였다. 50여년간 맛의 본질에 충실한 진라면 제품 철학을 맥주로 구현한 제품이다. 1996년 출시된 인기 제품 ‘열라면’에 ‘진짬뽕’을 조합한 ‘열라짬뽕’도 개발했다. 최근 ‘순두부 열라면’ 레시피가 화제로 떠오른 가운데 ‘모디슈머(제품 콜라보로 새로운 맛을 창조)’ 트렌드를 접목, 소비자 입맛 공략에 나섰다. 농심(004370)의 경우 콜라보를 통해 신라면과 짜파게티, 안성탕면 등 대표 브랜드 가치 제고에 힘쓰며 브랜드 경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라면업계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에 나선 분위기다. 과거 비용 효율성을 위해 기존 제품의 패키지만 리뉴얼하는 등 보수적 방식에서 벗어난 것이다. 수년째 시장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코로나19 기저효과로 올해 상반기 성적이 좋지않았고 불황실성마저 커지고 있어서다.
최근 원재료값 상승으로 가격인상을 단행했지만 그에 대한 효과만 바라보기엔 시장 포화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일례로 닭고기 전문 기업 하림이 최근 라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종합식품기업 CJ제일제당도 가세하고 있다. 내식 수요가 유통 자체 PB상품, 밀키트, 고급화된 면류 제품 등으로 쏠리고 있는 것도 복병이다. 이에 라면업계는 자사 제품 강화•사업 다각화를 꾀하며 돌파구를 찾고 소비자 소통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소비 패턴 등에 변화가 오면서 후발주자들도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는 등 향후 시장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태”라며 “신규 브랜드뿐만 아니라 기존 브랜드도 끊임없는 차별화 전략을 반영하며 입지를 공고히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