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 탈락에 불복해 ‘재심’을 택하는 바이오 기업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바이오 업종에 대한 심사 기준이 높아지면서 예심 탈락사들이 늘고 있지만 기술력에 자신있는 일부 기업은 재심이라는 정면돌파 전략을 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오상헬스케어와 디앤디파마텍 두 곳이 거래소의 상장예심을 통과하지 못해 거래소로부터 미승인 통보를 받았다. 이에 따라 두 기업 모두 코스닥시장위원회의 재심사 대상에 올랐다.
통상 예심 기간이 길어지거나 거래소로부터 통과가 어렵겠다는 언질을 받으면 상장 신청 기업은 청구를 자진 철회하고 처음부터 다시 예심 절차를 밟는 것이 일반적이다. 올 들어서도 윙스풋, 시큐센, 엑소코바이오, 인카금융서비스, 래몽래인, 애자일소다 등 10개사는 심사 기간이 길어지자 자진 철회를 선택했다. 예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취소하면 미승인 전력이 남지 않아 기업으로선 부담이 적다. 이 때문에 지난해엔 미승인 통보를 받은 기업이 아예 없었다.
하지만 오상헬스케어와 디앤디파마텍은 자진 철회 없이 재심에 도전하는 길을 택했다. 증권업계는 예비상장 기업들의 자신감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과거 특례상장한 기업들과 비교해 기술력과 성장성이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하고 있다는 얘기다.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사인 오상헬스케어의 경우 2019년 매출이 573억원에서 지난해 다섯 배인 3000억원대로 급증했다. 장외시장(K-OTC)에서 시가총액이 1조원에 육박했을 정도로 외형도 갖췄다.
디앤디파마텍도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 개발사라는 점이 상장에 걸림돌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제약사들도 개발하지 못한 치매 치료제 개발에 성공할 확률이 적다는 우려에서다. 페이팔 창업자 피터 틸이 투자해 유명해진 이 회사는 바이오 유망주로 주목받았으나 미승인 통보를 받았다. 이 회사는 최근 상장 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계약을 해지하고 상장 절차를 재추진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기업들이 거래소의 눈치를 보느라 바빴지만 요즘에는 과감하게 주관사를 바꾸고 거래소에 정면 도전하고 있다”며 “예심 탈락 기업들만 전문적으로 컨설팅해주는 로펌과 자문사 수요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높아진 '상장 문턱' 못넘는 바이오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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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헬스케어, 상장 불발…투자자 '멘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