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수소연료전지차 넥쏘는 3000만원 조금 넘게 주면 살 수 있다. 원래 가격은 7000만원이 넘지만 3300만원 안팎의 정부 보조금이 나온다. 그럼에도 넥쏘는 지난해 5786대밖에 팔리지 않았다. 국내에 등록된 수소차를 다 합쳐도 작년 말 기준 1만 대 수준이다.
이유는 충전하기가 너무 어려운 데 있다. 서울 3곳을 포함해 전국의 충전소를 다 합쳐도 50여 곳에 불과하다. 수소를 운송·보관하기 까다로워 충전소 설립이 더디다. 업계에선 기체 상태의 수소를 액화해 부피를 확 줄일 수만 있다면 충전소 설립과 수소차 보급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본다. 효성은 이 부분에 주목했다.
액화수소로 시장 선점 노려효성이 5일 린데그룹과 조인트벤처(JV) 투자계약 체결을 통해 액화수소 생산과 유통에 나선 것은 기존 기체 수소에 비해 장점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수소를 기체 상태에서 옮기려면 탱크로리 차량 한 대당 최대 250㎏밖에 못 싣는다. 하지만 액화해 옮기면 최대 중량이 3500㎏으로 확 늘어난다. 운송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업계에선 액화천연가스(LNG)처럼 수소도 액화 상태로 유통해야 빠르게 인프라 확산이 가능하다고 본다.
충전 시간도 대폭 줄어든다. 지금은 넥쏘 수소차 한 대를 충전하는 데 12분가량 걸린다. 실제 충전 시간은 2~3분 정도지만 충전 뒤 압력을 다시 높이는 데 10분 정도 더 필요하다. 수소충전소에서 한 시간에 5~6대밖에 충전하지 못하는 이유다. 액화수소는 3~4분으로 단축할 수 있다. 압력과 온도를 조절하는 데 시간이 훨씬 적게 든다.
다만 온도를 영하 253도까지 낮춰 액화하는 것이 기술적 난제로 꼽힌다. 효성이 린데그룹과 손을 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린데는 독일 린데와 미국 프렉스에어가 5 대 5 비율로 합병해 2018년 출범한 세계 최대 산업용 가스 전문기업이다. 2019년 매출이 280억달러(약 33조원)에 달했다. 세계 최대 액화수소 생산공장과 운송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200여 곳의 수소충전소와 약 80곳의 수소전기분해 공장도 운영 중이다. 효성화학 부생수소 활용해 생산효성은 린데와 함께 액화수소 생산과 운송·유통 등 수소 밸류체인 전반에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우선 효성중공업과 린데가 세우는 합작법인 린데하이드로젠은 효성화학 울산공장 안에 액화수소 생산공장을 2023년 초 완공한다. 이곳에서 생산한 액화수소는 또 다른 합작법인 효성하이드로젠이 유통한다. 이를 위해 전국 120여 곳에 액화수소 충전소를 구축하기로 했다.
효성중공업은 국내에서 수소충전소 설립 경험이 가장 많다. 국내 50여 곳의 수소충전소 가운데 22곳을 효성중공업이 지었다. 효성하이드로젠은 효성중공업의 수소충전소 인프라를 활용, 빠르게 액화수소 충전설비를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효성은 수소차에 들어가는 연료탱크 소재도 개발 중이다. 효성첨단소재가 보유한 탄소섬유 기술로 수소차 연료탱크를 생산할 계획이다. 현재 실증 테스트를 하고 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수소경제 활성화 핵심인 에너지 생산, 유통, 판매 시스템을 갖춰 수소 분야 선두기업으로서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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