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중순 시작하는 구정 연휴를 한달 앞두고 제지업계와 골판지업계가 일제히 ‘상자대란 불끄기’에 나섰다. 제지업계는 수요가 급증하는 상자용 골판지 원지 생산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노리고 있다.
13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신문용지를 만드는 대한제지와 나투라페이퍼가 골판지 원지 생산설비 도입을 진행 중이다. 신문용지용 기존 설비를 개조해 골판지 원지 생산용으로 바꾸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대한제지는 일 350t였던 골판지 원지 생산량을 일 500t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나투라페이퍼 역시 기존 300t였던 일 생산량이 일 550t로 늘어난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전주페이퍼가 골판지 원지 생산 확대를 선포했다. 신문용지를 만들던 이 회사는 2018년부터 골판지 원지를 함께 생산하고 있다.
신문용지 설비가 빠르게 골판지 원지용으로 전환되는 건 지난달 말 산업통상자원부가 한국제지연합회 및 한국제지공업협동조합, 한국골판지포장산업협동조합, 한국박스산업협동조합과 논의해 발표한 ‘골판지 수급 안정을 위한 상호협력 협약’ 영향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택배수요가 급증했음에도 일부 골판지 공장에 화재가 나는 등 악재가 겹치며 택배상자 수급 불균형이 심각해지자 산업부에서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협약에 따라 제지업계는 상반기 중 신문용지 설비 일부를 골판지용으로 개조해 월 1만9000t인 골판지 원지 생산량을 월 1000t 가량 더 늘릴 예정이다. 이는 제지업계의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택배용 상자 수요가 워낙 많아 이 원료가 되는 골판지 원지를 생산할수록 업체에 이득인 상황”이라고 했다.
골판지 업계도 치열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골판지포장산업협동조합은 일본, 동남아 등으로부터 오는 3월까지 6만t의 골판지 원지를 끌어올 예정이다.
다만 이미 불붙은 설 연휴 상자대란을 막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골판지업계 관계자는 “통상 구정용 택배수요는 한달을 앞둔 1월 중순부터 급증하는데, 현재 확보된 물량을 고려하면 완전한 대응이 어려운 수준”이라고 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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