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사진)이 올해 내로 흑자로 전환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지난 3분기 ‘7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났다. 기존 주력 사업인 LCD(액정표시장치) 패널과 새로운 성장동력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 실적이 모두 좋았다. 4분기 전망도 밝다. 지난 7월 가동을 시작한 중국 광저우 OLED 패널 공장의 성과가 본격 반영되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3분기 6조7376억원의 매출과 166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22일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전 분기보다 27% 상승했다. 당기 순이익도 111억원에 달했다.
서동희 최고재무책임자(CFO·전무)는 “3분기 패널 출하면적이 전 분기보다 23% 늘어난 830만㎡에 달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대형 TV용 패널을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부문별 매출 비중은 정보기술(IT) 제품용 패널이 43%로 가장 컸다. 전 분기보다 IT 패널 의존도가 줄었다. TV용 패널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 분기보다 5%포인트 상승한 28%, 모바일과 기타 제품은 4%포인트 늘어난 29%로 집계됐다.
LG디스플레이는 TV용 패널에서 손실을 크게 줄였다고 설명했다. 3분기 들어 TV용 LCD 패널 가격이 상승세를 탄 효과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32인치와 55인치 TV용 LCD 패널 가격은 전 분기보다 각각 24.5%, 18.5% 올랐다.
애플의 신제품 출시도 LG디스플레이의 흑자 전환에 기여했다. 애플의 오랜 단골은 삼성디스플레이다. 지난 시리즈인 아이폰11의 경우 필요한 패널 대부분을 삼성디스플레이에서 공급받았다. 최근에 나온 아이폰12부터는 거래처가 다변화됐다. 삼성디스플레이와 함께 LG디스플레이에서도 공급받기 시작했다.
빚이 줄어든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대규모 설비투자가 실행된 2017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했던 차입금이 3분기 중 3100억원 감소했다. 3분기 부채비율은 192%, 순차입금비율은 90%다.
국내에서 TV용 LCD 패널 사업을 중단하는 시점은 늦춰질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까지만 국내에서 LCD 패널을 생산할 계획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LCD TV용 패널을 언제까지 생산할지는 시장 상황과 수급 등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형석/이수빈 기자 click@hankyung.com
LG디스플레이, 7분기만에 적자 끝…3분기 영업익 1644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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