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칼럼은 존 켐프 로이터 시장 분석가의 개인 견해로 로이터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런던, 10월22일 (로이터) - 경제사학자 조엘 모키르는 그의 경제발전사 연구에서 "신생아의 향후 생활 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지표는 그가 태어난 지역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20세기 후반 서유럽과 북미지역에서 태어난 아이는 복권에 당첨된 것과 같은 행운아였다. 반면 남미, 아프리카 그리고 아시아지역은 그렇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30년 동안의 중국의 가파른 소득 증가는 이런 상대적 위치를 위협하고 있다.
소득, 소비 그리고 힘의 균형 변화는 서유럽, 북미지역의 정책결정자들에게 '쇠퇴'라는 느낌을 안겨주었고 이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의견 불일치가 생겨났다.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 사이 영국의 정치 엘리트들은 미국과 독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쇠퇴해가는 국력에 대해 비슷한 우려를 가진 바 있다.
영국은 가장 먼저 산업혁명에 진입한 국가였다. 그러나 다른 국가들이 잇따라 산업화를 시작하면서 영국은 초기의 우위를 지키지 못했고 정책결정자들은 이를 복구할 전략을 찾는 데 집착해야 했다.
영국의 실질소득과 소비는 1950년대와 60년대 역사상 가장 가파르게 증가했다. 그러나 엘리트들은 더 높은 성장에 집착했다.
영국이 그러했듯이 초반 우위는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
또다른 경제사학자 데이비드 에저튼은 "영국이 가장 효율성이 높은 노동자와 기업가 그리고 엔지니어를 가졌었다고 해도 상대적인 국력은 쇠퇴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엘리트들은 국력 쇠퇴의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는데 집착했다.
중국의 급격한 경제 성장은 영국이 그러했던 것처럼 미국과 유럽ㆍ아시아 지역의 동맹국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미국의 1인당 GNI는 1990년과 2018년 사이에 56% 증가했다. 이에 비해 중국은 960%가 증가했다. 베이스가 훨씬 낮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달러로 변환했을 때 1990년 미국의 GNI는 중국의 70배였다. 물가수준을 고려해 조정하더라도 차이는 거의 25배였다.
하지만 2019년 미국의 1인당 GNI는 중국보다 6배 높은 수준에 그쳤다. 물가수준을 고려하면 4배 정도다.
중국의 급속한 산업화는 국제사회의 힘의 균형을 어지럽혔다. 이는 중국이 매우 큰 규모의 경제를 갖고 있고 주요 경제권 중에서 상대적 소득이 성장하고 있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멕시코 그리고 브라질의 소득은 지난 30년 동안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는 이들 사이의 힘의 변화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음을 나타낸다.
중국과 인도는 주요 경제 중 1990년 이후 상대 소득이 의미있는 수준으로 증가한 유일한 국가들이다.
이런 급격한 상대 소득의 성장은 1960년대와 1980년대 일본이 급격히 성장할 때 만들어진 것과 같은 긴장감을 조성했다.
1980년대까지 미국과 유럽지역의 동맹국들은 일본이 제조업, 국제무역, 고급기술 그리고 해외투자에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이는 것에 대해 우려했었다.
그러나 그 때와 지금이 다른 것은 중국의 경제는 일본보다 규모가 훨씬 더 크며 정치ㆍ경제적 긴장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미국과의 군사동맹이 체결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중국과 미국 및 동맹국들 사이의 경제 경쟁 심화는 양측의 경제 성장과 기술 혁신을 촉진할 수 있다.
대부분의 경제들은 자연적으로 빠른 경제성과를 가져올 수 있는 급진적인 혁신을 수용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주요한 혁신들은 승자와 함께 패자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잠정적인 패자들은 종종 국가에 혁신을 중단할 것을 요청할 수 있다. 그러나 국가 간의 정치적 경쟁은 혁신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모키르는 "러시아 표트르 대제부터 일본 메이지유신 그리고 구 소련의 인공위성 발사 이후 미국에서 볼 수 있듯이 국가들은 정치적인 이유로 선도적인 기술을 갖기 위한 노력에 착수한다"고 말했다.
그리스 역사학자 투키디데스는 현존하는 패권국가와 잠재적 패권국가가 존재할 때 스파르타와 아테네 사이의 전쟁과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고 이를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고 부른다.
지난 100년 동안 영국과 독일, 미국과 일본은 이러한 상황을 겪었다. 그리고 지금 미국과 중국은 같은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만약 중국이 계속해서 서구권 국가들을 추격한다면 경쟁과 긴장은 심화될 것이다. 이러한 중국의 도전은 경쟁이 건설적이며 군사적 충돌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 칼럼원문
(권오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