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 가운데 삼성전기, GS건설, 삼성물산, LG생활건강, 현대중공업지주가 올해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 1조원 돌파는 기업에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조(兆)단위 수익을 바탕으로 투자를 확대하며 한 단계 도약을 시도할 수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상장사의 이익 증가세가 둔화되는 와중에도 실적 개선이 뚜렷한 이들 기업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내년까지 이어질 영업이익 증가세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가 있는 상장 기업 중 올해 영업이익 ‘1조 클럽’ 신규 가입이 예상되는 기업은 삼성전기 등 5곳이다.
삼성전기는 전년 대비 올해 영업이익 증가율 전망치가 273.7%로 상장사 중 가장 높다. 지난해 3062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올해는 1조1442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적층세라믹콘덴서(MLCC)가 영업이익 증가의 일등공신이다. 이 같은 흐름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내년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44.0% 늘어난 1조648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MLCC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며 “트리플카메라가 늘어나며 카메라 모듈 가격도 올라 매출과 이익 증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GS건설(올해 영업이익 증가율 예상치 229.1%)과 삼성물산(29.7%), LG생활건강(12.4%)도 올해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GS건설과 삼성물산 등은 해외 수주 회복으로 영업이익이 급증하고 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GS건설은 국내 주택뿐 아니라 국내외 정유화학 플랜트 등의 수주도 늘고 있다”며 “내년에도 해외 플랜트 발주가 늘 것으로 전망돼 실적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후의 매출 증가로 양호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이선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규면세점 입점과 중국 보따리상 수요 등으로 화장품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코카콜라 스프라이트 등 음료부문도 성장세”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지주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작년(8430억원)보다 64.06% 늘어난 1조3831억원이다.
밸류에이션 매력 높아
1조 클럽 가입 기업의 올해 주가 움직임은 엇갈리고 있다. GS건설은 현재 4만6150원으로 올 들어 63.1% 상승했다. 삼성전기는 지난 7월 장중 16만6000원까지 올랐으나 현재 10만3500원으로 떨어져 지난해 말과 비슷한 수준이다. 삼성물산(10만8500원)은 올 들어 13.9% 하락했다.
주가가 부진한 기업뿐 아니라 많이 오른 기업도 영업이익 증가 속도가 빨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와 GS건설의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은 각각 7.28배와 6.84배다.
내년에 1조 클럽 가입 앞둔 삼성SDI도 주목할 만한 기업으로 꼽힌다. 내년 삼성SDI의 영업이익은 올해(7203억원)보다 43.5% 늘어난 1조33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불확실한 시기에 확실한 성장을 보여주는 기업”이라며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가 고성장을 이어가며 중대형 전지 매출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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