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워홀은 미국의 전설적인 팝아트 작가다. 예술과 상업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미술 영화 광고 디자인 분야 등에서 활약했다. 캠벨수프 캔, 코카콜라병, 마릴린 먼로 등을 소재로 미국 사회의 물질 문화를 팝아트로 승화했다.
워홀의 작품이 세계 최초로 ‘아트 케이크’로 재탄생했다. SPC그룹은 앤디워홀재단과 협업해 크리스마스 케이크 54종을 내놓는다고 12일 발표했다. SPC는 “크리스마스를 유난히 사랑했던 한 거장의 작품이 73년의 제과제빵 기술과 만나 생생하게 재현됐다”며 “100%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는 만큼 패션5와 파리크라상 등에서 한정 판매한다”고 밝혔다.
“컵 하나도 남다르게” SPC의 아트 경영
SPC는 그동안 카림 라시드, 스테파노 지오반노니, 알레산드로 멘디니 등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을 통해 디자인 경영을 해왔다.
이번 앤디워홀재단과의 협업은 워홀이 1950년대 크리스마스 관련 작품을 많이 남긴 것이 계기가 됐다. 팝아트의 아이콘으로 화려한 삶을 산 워홀이지만 어린 시절은 가난하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그는 크리스마스 시즌의 따뜻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1950년대에 정감 있는 일러스트레이션 작품을 많이 제작했다. ‘크리스마스 구두’ ‘메리크리스마스캣’ ‘크리스마스 요정’ 등을 패션 잡지의 크리스마스 일러스트로 실었다. 앤디 워홀 작품, 아트 케이크로 변신
SPC 마케팅팀 관계자는 “세계적인 팝아트 작가지만 일러스트레이터로서의 활동은 잘 알려지지 않아 국내 소비자에게 이를 더 널리 알리고 싶었다”며 “단순 콜라보 제품과 달리 예술작품을 실제 제품으로 구현하고자 고도의 작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일러스트를 재현하기 위해 케이크 전문가인 파티셰, 설탕 공예 전문가인 슈가 크래프터, 초콜릿 전문가인 쇼콜라티에가 함께 개발했다. ‘앤디 워홀의 와일드 올리브’는 샛노란 색깔을 감안해 파티셰가 바나나향, 바나나 무스 등을 개발했고, 쇼콜라티에가 올리브유를 넣은 올리브 화이트 초콜릿 가나슈를 만들었다. 슈가크래프터는 바구니 손잡이 덤불 장식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기법을 적용했다.
SPC는 던킨도너츠, 배스킨라빈스 등 여러 브랜드가 다양한 분야의 예술, 디자인 그룹과 협업해 매 시즌 한정판을 선보였다. 허영인 회장은 평소 “컵 하나, 포장 하나라도 남들과 다르게 차별화하고 새로운 경험을 주는 식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SPC 조직 내에는 아트 경영을 위한 전담팀이 따로 있다.
식품업계 전반으로 확산
SPC가 본격적인 아트 경영을 시작한 건 2010년 파리크라상의 생수브랜드 ‘오(eau·사진)’를 출시하면서다. 일반적인 페트병과 위아래가 둥근 모양의 디자인은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가 제작했다. 출시 직후 레드닷디자인어워드 등 각종 디자인상을 받았다.
이탈리아의 유명 소품 브랜드 알레시의 디자이너 스테파노 지오반노니와 협업한 ‘파리지앵’ 종이컵(2013년)은 매년 다양한 변형 제품으로 선보이며 파리바게뜨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창립 70주년이던 2015년에는 알레산드로 멘디니와 ‘창립 70주년 기념 엠블럼’을 발표하며 각종 캐릭터 제품과 브랜드 기념 제품 30종을 선보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SPC의 아트경영은 식품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오뚜기는 올해 진라면 출시 30주년을 맞아 스페인 3대 거장인 호안 미로의 작품과 협업한 제품을 내놨다. 롯데주류도 팝아트 작가 케니 샤프와 협업한 맥주 ‘피츠×케니 샤프’ 한정판을 출시하기도 했다. 개성있고 재미있는 캐릭터들이 화려한 색상으로 표현돼 팝아트 특유의 느낌을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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