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3월 10일 오후 4시
금융당국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를 했다는 판단을 내리는 데 결정적 근거를 제공한 내부 고발자에게 대규모 포상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조만간 확정한다.
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오는 13일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내부고발자에 대한 포상금 지급 안건을 올릴 계획이다. 회계부정신고 제도에 따라 증선위는 제재 조치를 내린 뒤 4개월 안에 신고자 포상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표이사 및 담당임원 해임 권고, 과징금 80억원 부과, 재무제표 시정 등의 제재를 지난해 11월 내렸다.
증선위는 이때 고발자가 제공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내부문건을 참고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말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해 고의로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문건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회계처리 변경을 하기 앞서 통합 삼성물산(삼성물산+제일모직)이 옛 제일모직 주가의 적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바이오사업 가치를 6조9000억원으로 평가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회계업계는 이 문건이 금융당국의 고강도 제재를 이끌어낸 결정적 근거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내부 고발자가 사상 최대 규모의 포상금을 받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은 내부고발 활성화를 위해 회계부정 제보자의 포상금 한도를 1억원에 10억원으로 2017년 11월 늘렸다. 포상금 규모는 회계부정 행위의 중요도와 제보자 기여도를 감안해 10등급으로 나눠 산정한다. 지금까지 지급된 포상금 중 최대금액은 2000만원 수준이다.
이에 대해 법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를 했다는 최종 판결을 내리지 않은 시점에서 포상금 지급을 확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행정법원은 회계처리가 위법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증선위를 상대로 낸 행정처분 집행정치 가처분신청을 지난달 22일 인용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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