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신한금융그룹이 지난해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의 순이익을 기록, KB금융에 내줬던 리딩뱅크 왕좌를 탈환했다. 은행 순이자 수익이 호조세를 보이고, 글로벌 사업의 성과 및 생명, 캐피탈 등 비은행 부문 실적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사진=신한금융] |
이는 앞서 실적을 발표한 KB금융(3조689억원)보다 878억원 더 많다. 9년간 사수했던 리딩뱅크 자리를 지난 2017년 KB금융에 내어준 이후 1년 만에 되찾은 것.
리딩뱅크 탈환의 일등공신은 주요 계열사인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의 작년 순이익은 2조2790억원으로 전년 대비 33.2% 증가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모두 고르게 성장했다. 신한은행의 원화대출금 성장률은 1분기 1.0% 이후 2분기 2.0%, 3분기 2.0%, 4분기 2.2%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부문별로 보면 연간 기준 가계대출은 7.5%, 기업대출은 6.9% 성장했다. 특히 비외감 중소기업 대출자산이 9.5%나 증가해 전체 자산 성장세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부문의 경우 그룹의 핵심 사업 분야로 전년 대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며 가시적 성과를 창출했다.
그룹 글로벌 매트릭스 조직을 기반으로 아시아 핵심시장에서 수익력 강화를 중점 추진한 결과 은행 글로벌 사업 순이익이 전년 대비 865억원(36.8%)이나 늘어난 3215억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신한캐피탈 등 비은행 부문의 실적도 약진했다. 신한금융투자의 순이익은 2513억원으로 전년 대비 18.6% 증가했다. 신한생명과 신한캐피탈도 각각 8.6%, 17.5% 증가해 1310억원, 103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신한카드는 전년 대비 43.2% 급감한 5194억원의 실적을 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은행이 그룹 실적 개선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비은행 부문이 약진하며 그룹 전체의 이익 창출 능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며 “원 신한(One Shinhan) 협업체계를 통해 신한만의 차별성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의 희비를 가른 것은 지난해 4분기 실적이다. 3분기 실적까지는 KB금융의 리딩뱅크 유지에 무게가 실렸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4분기 5133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3분기(8478억원)보다 39.5% 감소한 수치지만 전년 동기(2113억원) 대비 143%나 증가한 실적이다.
반면 KB금융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2001억원으로 전년 동기(5537억원) 보다 63.9%나 급감했다. 대규모 희망퇴직 등으로 일회성 비용이 증가한 탓이다.
올해 역시 신한금융이 리딩뱅크 왕좌를 수성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신한금융이 인수한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 등의 실적이 지주에 편입되면 KB금융과의 차이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KB금융은 올해 비은행 M&A(인수합병)을 적극 추진해 리딩뱅크를 재탈환하겠다는 계획이다. 김기환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지난 8일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을 통해 "그룹 포트폴리오에서 취약한 생명보험에 관심을 두고 있고, 증권은 자산관리 상품을 만드는데 우위가 있는 곳, 카드는 고객 세분화에 강점이 있는 곳을 타깃으로 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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