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5월24일 (로이터) - 미국 서부텍사스산 경질유(WTI)가 23일(현지시간) 재고 증가 소식에 하락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산유량 감소분을 메우기 위해 증산할 가능성도 나타나고 있다.
이날 미국 WTI는 36센트, 0.50% 내린 배럴당 71.84달러로 장을 마쳤다. 브렌트유도 23센트 내린 배럴당 79.80달러로 마감됐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이날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18일) 미국의 원유재고는 577만8000배럴 증가했다. 시장 애널리스트들은 156만7000배럴 감소를 예상했다.
타이키 캐피털 어드바이저의 타리크 자히르 이사는 "일반적으로 이 시점에서 원유재고가 증가하는 경우는 드물다"라며 "전몰장병 기념일과 주말, 여름 시즌을 앞둔 상황이기에 재고감소를 예상하고 있었다. 심지어 증가 규모가 큰 편이기에 놀랍다"고 말했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도 "원유재고가 약 580만배럴 증가해 시장의 기대는 완전히 어긋났다. '그 많은 석유가 어디에서 왔냐'고 물어야 할 판"이라며 "세부 지표를 보면 더욱 말이 되지 않는다. 말할 것도 없이 시장에 충격을 주는 요인이다"라고 거들었다.
세부 항목에 따르면, 수출 감소와 수입 증가가 미국 원유재고 증가에 기여했다. 플린 애널리스트는 수입이 증가했다는 점이 놀랍다고 짚었다. 브렌트유와 WTI의 가격 격차가 7달러를 웃돌아 수출 프리미엄이 커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두 명의 소식통은 아시아 최대 정유기업인 시노펙이 사상 최대규모의 WTI를 수입했다고 이날 밝혔다. 미국의 대중(對中) 무역적자를 줄이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한편, 전일 OPEC과 석유산업 내 관련 소식통은 OPEC이 다음달 석유 증산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공급 감소 가능성, 미국의 고유가 우려 제기 등의 요인 때문이다.
삭소뱅크의 올레 한센 수석 매니저는 "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서면 매도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고, 그 영향으로 유가가 77.50달러나 어쩌면 75달러 수준에 고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