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8월01일 (로이터) -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금주 열릴 통화정책 회의에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로 영국 경제가 얼마나 충격을 받고 있는지를 진단하고, 이에 따라 얼마나 큰 규모의 화력을 지원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지난주 일본은행(BOJ)이 실망스러운 부양책을 내놓으면서,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영란은행마저 이미 사상 죄처치에 머물고 있는 기준금리만을 인하하는 데 그칠 경우 브렉시트 이후의 불확실성을 오히려 가중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로이터 폴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영란은행이 우리시간 목요일인 4일 열릴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0.50%에서 0.25%로 낮추더라도 대규모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재개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아담 포센 전 영란은행 금리 위원은 (영란은행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마크 카니 총재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영란은행이 0%로 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영란은행은 브렉시트의 파장을 보여주는 명확한 신호를 기다리면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은행 대출을 추가로 장려하는 등과 같은 임시 수단을 동원할 수도 있다.
지금까지 영란은행은 BOJ나 유럽중앙은행(ECB)처럼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마이너스 금리를 고려할 필요가 없었다. 영국이 지난 3년간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선진국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6월23일 브렉시트 투표로 EU를 떠나기로 결정하고, EU와 새로운 무역 협정을 맺기 위한 수순에 돌입하면서 영국 경제는 단기 경기 침체와 불확실성에 직면할 리스크가 커졌다.
카니 총재는 브렉시트 투표 일주일 후 영란은행이 이번 여름 동안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란은행은 7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함으로써 투자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이후 은행이 8월에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압박은 더욱 커지게 됐다.
영란은행은 아직도 브렉시트가 경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줄 공식 데이터를 갖지 못했다. 비록 소비자 신뢰지수가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며 주요 경제 지역에서 경제활동이 감소했음을 암시했지만, 이 지표는 종종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간주된다.
크리스틴 포브스 금리 위원은 영란은행이 명확한 그림을 그리기 전까지는 "평정심을 유지하고 하던일을 계속"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금리 위원인 마틴 웨일은 금리 인하에 회의적인 모습을 보이며 브렉시트 투표의 영향력을 훨씬 더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앞으로도 약세 지속될 전망
이번주 월요일부터 수요일 중 발표될 영국의 제조업, 건설, 그리고 서비스업 지표는 모두 영국 경제의 둔화를 가리킬 새로울 신호가 될 전망이다.
유로존에서는 구매 관리자 지수가 프랑스의 경기 침체를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폴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전망했다. 이는 ECB가 이르면 9월 경기 부양책을 실시하리라는 전망에 힘을 싣는 것.
반면 미국 경제는 건실함을 보여주는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다. 비록 2분기 GDP 잠정치가 예상보다 부진했지만, 금요일에 발표될 고용지표는 견고한 일자리 창출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선진국 가운데 대다수에서 부양책이 중앙은행이 아닌 정부를 통해 등장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720억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성 지출 패키지를 약속했으며 영국의 새로운 재무장관인 필립 해몬드는 연말에 브렉시트로 인한 경제 둔화가 명확해질 경우 재정 부양책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3-24일 중국에서 열린 G20 경제 회의에서는 경제 부양을 위한 공적 지출 방법을 논했다.
씨티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선진국이 올해 들어 지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재정 정책을 완화하고 있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발표를 지적했다.
그러나 이들은 또 성장을 지지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 행동은 세금 인하나 소비 촉진 등을 통해 천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이를 위한 자금은 중앙은행이 공급하는 '헬리콥터 머니'를 통해 조달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원문기사 (이경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