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9월07일 (로이터) 이경호 기자 - 달러/원 환율이 개선된 금융시장 분위기 속에 7일 하락했다. 이번 주 북한의 핵실험 단행 이후 올라섰던 1130원 밑으로 떨어졌다.
밤사이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미국의 부채한도 연장 합의 소식에 위험자산들이 북한 리스크를 떨치고 강세를 보였다. 이날 국내 금융시장 역시 이같은 분위기를 이어받으며 주가가 크게 올랐고 원화 가치 역시 강세를 보였다.
최근 이틀간 국내 증시에서 큰 폭의 순매도를 기록했던 외국인 투자자들도 이날은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달러/원 환율의 방향 전환에 일조했다.
여기에 아시아 통화들이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이 약화되면서 강세를 보인 것도 이날 달러/원 환율의 하락에 우호적인 요인이 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멤버 중 매파로 분류되던 스탠리 피셔 부의장의 사임 소식이 이같은 움직임의 배경이 됐다.
한 외국계은행 딜러는 "일단 주식이 개장 초반 크게 오르면서 분위기를 아래쪽으로 주도했다"면서 "롱스탑으로 1130원이 무너진 뒤에는 일부 결제 수요들이 나오면서 추가 하락은 막힌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환율은 전일비 5.40원 낮은 1130원에 개장한 뒤 1128원까지 추가 하락했고 1129.40원에 최종 거래됐다.
국내 증시의 코스피지수 .KS11 는 1.14% 올랐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700억원가량 순매수했다.
국제 외환시장에서는 위험회피 분위기가 약화되면서 달러/엔 환율 JPY= 이 109엔 위로 상승했다. 엔화 약세와 원화 강세가 맞물리면서 엔/원 재정환율 JPYKRW=R 은 100엔당 1030원대로 내려섰다.
▲ 北 리스크 아직 끝나지 않았다
환율이 북한 핵실험 이후 하루 오르면 그다음 날 내리는 지그재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북한 리스크의 영향이 확산되지는 않고 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이 영향권에서 벗어나지도 못하면서 환율 움직임이 들쑥날쑥해지고 있다.
시장참가자들은 일단 이번 주 토요일인 9일이 북한의 건국기념일인 만큼 북한의 추가 도발이 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다른 외국계은행 딜러는 "아직 북한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니까 아직 환율이 밀리는 데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면서 "아직은 1130원 전후의 레인지 장으로 보는 게 맞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오늘 밤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회의 결과가 변수로 버티고 있다. ECB의 긴축 시그널이 시장의 관심사인 가운데 간밤 캐나다가 깜짝 금리 인상을 단행한 여파가 ECB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번 이벤트를 전후해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최근 달러화 약세 기조에 힘이 실리느냐가 달러/원 시장에서는 관심이다.
또 다른 외국계은행 딜러는 "사실 시장의 예상이 ECB의 긴축 가능성으로 쏠리고 있는 만큼 유로화 약세 리스크도 있는 상황"이라면서 "그런데 달러/원 시장은 워낙 북한 리스크에 좌우되고 있는 상황이라 오늘 밤 이벤트가 얼마나 영향이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 시가 1130 고가 1132.1 저가 1128 종가 1129.4
▶ 거래량 : 서울외국환중개 67억4700만 달러
한국자금중개 3억9300만 달러
▶ 8일자 매매기준율 : 1129.6
▶ 외국인 주식매매자금 : 유가증권시장 705억원 순매수
(편집 유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