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3월03일 (로이터) - 미국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의 주요 곡물이 2일(현지시간) 상품시장의 광범위한 약세에 편승하며 사흘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주요 곡물은 투자 펀드가 주도한 활발한 월말·월초 매수세에 힘입어 전일까지 이틀 연속 랠리를 펼쳤지만 달러 강세에 투심이 위축된 한편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며 이날 반락했다. 미국의 곡물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달러 상승으로 19개 주요 상품가격을 토대로 작성되는 톰슨로이터 핵심상품지수(CRB)는 거의 1.3% 올랐다.
이날 곡물시장의 약세는 대두 선물이 주도했다. 대두 선물은 차익 거래 뿐만 아니라 브라질의 사상 최대 규모 추수 전망이 강화된 데 추가 압박받으며 약 1.4% 하락했다. 대두 선물이 먼저 후퇴하면서 대두박, 대두유는 물론 옥수수 선물까지 동반 하락했다.
민간 분석회사인 인포마 이코노믹스(Informa Economics)는 브라질의 2016~17 시장연도 대두 생산 전망치를 기존의 1억650만톤에서 1억800만톤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브라질의 공식 곡물 공급기관인 코납(Conab)과 미 농무부(USDA)의 전망치(각각 1억560만톤, 1억400만톤)을 넘어선 수준으로 예상대로라면 사상 최대 규모다. 인포마 이코노믹스는 브라질의 옥수수 생산도 지난달의 8900만톤에서 9100만톤으로 올려 전망했다.
글로벌 코모디티 애널리틱스의 마이크 주졸로는 "대두 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남미의 기상조건 개선"이라며 "새로운 긍정적 펀더멘털이 부재한 것도 악재"라고 말했다.
USDA가 발표한 주간 수출 지표에서 대두 구곡(42만7700톤)과 대두유(2만8700톤) 수출은 예상에 부합했지만 대두박 구곡(13만9500톤) 판매는 시장 기대범위의 하단에 머물며 투자자들에 실망감을 안겼다. 대두박 햇곡 수출도 1400톤에 그쳤다. 옥수수 수출도 구곡이 69만2400톤, 햇곡이 2만700톤으로 집계되며 예상을 밑돌았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2017~18 시장연도 유럽의 평지씨(rapeseed) 생산 전망치를 직전 시장연도의 4년래 최저 규모(2000만톤)에서 2210만톤으로 상향 조정한 것도 부정적이었다.
대두유와 옥수수 선물은 미국의 바이오연료 규정 변화가 예감되며 앞서 이틀간 상승 가도를 달려온 바 있다. 하지만 분석가들은 아직 소문에 불과하며 정부측으로부터의 관련 뉴스가 나오려면 오랜 시일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일 3% 급등했던 소맥(밀) 선물도 초반에 1주 반래 고점(부셸당 4.5950달러)에 오른 뒤 차익 거래를 포함한 기술적 매도세가 강화되며 약 1% 밀렸다.
그나마 미 남부 겨울밀 경작지에 예보된 건조한 기후 우려는 소맥 선물가의 낙폭을 제한했다.
이날 CBOT에서 옥수수 햇곡 기준물인 5월물은 2.5센트, 0.65% 내린 부셸당 3.79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소맥 5월물은 4.25센트, 0.93% 밀린 부셸당 4.5275달러에 마감됐다.
대두 기준물인 5월물은 14.5센트, 1.38% 빠진 부셸당 10.3725달러로 장을 끝냈다.
(편집 손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