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7월15일 (로이터) -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 통화정책위원회(MPC)는 14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하고 3750만파운드의 양적완화 규모도 고수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정으로 영국 경제가 휘청거리자 영란은행이 7년여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대다수 투자자들의 예상을 뒤엎는 결과다.
영란은행은 7월 의사록에서 브렉시트 결정이 영국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 지 파악되는 대로 3주 내에 경기부양 패키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영란은행은 "경기부양과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 사이 균형을 저해하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정책위원들이 8월에 완화적 통화정책을 발표할 수있다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추가 경기부양책의 규모와 내용은 8월 경제성장률 전망과 인플레이션 보고서가 마련될 때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폴에 참여한 대다수 이코노미스트들은 브렉시트 결정에 따른 경제적 여파를 상쇄하기 위해 영란은행이 기준금리를 0.25%로 25bp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브렉시트 결정이 발표된 지 수일 만에 파운드는 미달러 대비 13% 이상 급락했고, 글로벌 증시에서 수조달러가 증발했다.
하지만 차기 총리가 테리사 메이 전 내무장관으로 예상보다 빨리 확정되면서 금융시장 불안감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는 이날 필립 해먼드 신임 재무장관과 만날 예정이다. 해먼드 장관은 취임 직후 경제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히며, 재정적자 감축에 대해 이전 정부에 비해 덜 엄격한 태도를 취할 것임을 내비쳤다.
카니 총재는 2주 전 영국의 정치권이 브렉시트 여파로 아직 불안정할 당시 영국 경제가 제대로 관리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로올해 여름에 추가 경기부양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그는 영국 소재 은행들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급격한 금리 인하는 선호하지 않는다며,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처럼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명시했다.
영란은행은 7월 의사록에서 추가 경기부양책은 금융기관들과의 협의 내용을 반영할 것이며, 향후 마련되는 경제 전망에 기반해서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영란은행은 의사록과 함께 발표한 물가 보고서에서 2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3%에서 0.5%로 상향 조정했다. 국민투표가 2분기 종료를 7일 남겨놓고 치러진 만큼 브렉시트 결정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거라는 계산이다.
하지만 영란은행은 브렉시트 결정으로 단기 내 경제성장세는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특히 주택시장 투자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단기 내 주택가격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다.
이날 발표된 데이터에 따르면 영국 주택시장에 대한 구매자들의 관심도가 2008년 중반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란은행은 단기 내 상업용 부동산 가격도 큰 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업용 부동산 가치가 급락해 일부 부동산 펀드들이 환매를 중단시키자 지난주 카니 총재는 브렉시트로 인한 금융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편집 손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