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정 적자 확대 속 감세 연장 논란…재정 건전성 시험대

입력: 2025- 03- 17- 오후 12:10
© Reuters.  美 재정 적자 확대 속 감세 연장 논란…재정 건전성 시험대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재정 적자가 2025 회계연도 초반부터 급격히 확대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대규모 감세 연장 정책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감세 연장 및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나, 이로 인해 재정 건전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재무부가 12일(현지시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월 한 달 동안 연방 정부의 적자는 3,07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월 적자(1,290억 달러)에서 140% 증가한 수준이며, 2024년 2월보다 3.7% 높은 수치다.

재무부 대변인은 "세입과 지출이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정부 지출이 소폭 감소했음에도 여전히 세수를 크게 초과하면서 적자가 급격히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누적 적자, 5개월 만에 1조 1,500억 달러…사상 최대 기록

2025 회계연도 첫 5개월(2024년 10월~2025년 2월) 동안 누적된 재정 적자는 1조 1,50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180억 달러(38%) 증가했다. 이는 해당 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현재 미국의 국가 부채는 36조 2,000억 달러에 달하며, 이를 조달하는 데 드는 순이자 비용은 2월 한 달 동안 740억 달러를 기록했다. 2025 회계연도 누적 순이자 비용은 3,960억 달러로, 국방 및 보건 지출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예산 항목이 됐다.

바이든 임기 말 적자 급증…트럼프의 재정 개혁 시험대에

미국 월간 연방적자 (단위: 백만 달러) 출처:미국 재무부 금융관리국 (Financial Management Service, US Treasury)

미국의 재정 적자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마지막 3년 동안 가파르게 증가했다. 2021년 1조 3,800억 달러였던 적자는 2024년 1조 8,300억 달러까지 확대됐다. 이는 미국 GDP(국내총생산)의 6.6%에 달하며, 지난 50년 평균(3.8%)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겠다"며 정부 지출 절감과 개혁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론 머스크를 수장으로 하는 ‘정부 효율성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DOGE)’를 신설하고, 연방 정부의 인력 감축과 조기 퇴직 유도 정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재무부는 DOGE의 효과가 아직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감세 연장 논란…재정 적자 폭증 우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당시 시행했던 ‘감세 및 일자리법(Tax Cuts and Jobs Act, TCJA)’을 연장하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그는 감세가 경제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여러 전문가들은 이 법이 연장될 경우 향후 10년간 재정 적자가 3조 3,000억 달러 추가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지난달 미 연방 하원은 ‘대규모 감세·지출 삭감·부채 한도 증액’을 골자로 한 예산 결의안을 가결했다. 이번 결의안에는 TCJA의 연장 및 확대가 포함되어 있으며, 감세 규모는 향후 10년간 최대 4조 5,000억 달러로 설정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감세 연장안에서 법인세를 추가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방 법인세율을 현행 21%에서 20%로 인하하고, 미국 내 제조기업은 최대 15%까지 추가 감세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감세 확대, 재정 적자 보완책 현실성 의문

그러나 감세로 인해 발생할 세수 부족분을 어떻게 충당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보편 관세 부과, 국책 주택담보대출(모기지) 보증기관인 ‘패니 메(Fannie Mae)’와 ‘프레디 맥(Freddie Mac)’의 민영화 그리고 불필요한 정부 기관 구조조정 및 예산 삭감을 계획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각국에 부과하는 관세를 통해 세수를 확보하면, 미국 내 소득세를 폐지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며, 관세 수입을 통한 재정 확보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감세 연장으로 줄어드는 세수가 4조 5,000억 달러인데, 관세로 확보 가능한 세수는 1조 9,000억 달러에 불과해 2조 6,000억 달러의 재정 부족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공화당 내에서도 일부 의원들은 재정 적자 확대를 감내하면서까지 감세를 확대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을 제기하고 있으며, 민주당은 감세 연장이 고소득층과 기업에 과도한 혜택을 줄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재정 적자가 확대되는 가운데 감세 연장을 강행하려 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미국의 재정 정책이 재정 건전성과 경기 부양 사이에서 중대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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