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9월20일 (로이터) -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19일(현지시간) 4개월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오르며 지난 2011년 기록한 최고점에 근접했다. 시장은 무역전쟁 불안감을 털어냈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누적되는 가운데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다음주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예상에 힘을 실었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뉴욕장 후반 3.1bp 오른 3.079%를 나타냈다. 장기 인플레이션 전망에 민감한 30년물 수익률은 뉴욕장 후반 3.4bp 상승한 3.229%를 기록했다.
연준 금리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뉴욕장 후반 0.8bp 오른 2.807%를 나타냈다.
장기물 수익률은 3일 연속 상승해 수익률 곡선을 가파르게 했다. 이달 초부터 시작된 랠리도 이어갔다. 지난 8월31일 이후 10년물 수익률은 22.1bp, 30년물은 22.6bp 올랐다.
장 초반 10년물 수익률은 3.092%, 30년물 수익률은 3.248%로 장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상무부가 발표한 미국의 주택착공건수가 예상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난 영향이다. 지난 8월 중 미국의 주택착공건수는 전월보다 9.2% 늘어난 128만2000건을 기록했다. 예상치 123만5000건을 웃돈다.
최근 고용지표가 발표된 후 미국의 경제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시각이 나타났다. 이날 주택착공건수가 발표된 이후 낙관론에는 힘이 실렸다. 미국 노동부의 지난 7일 발표에 따르면, 지난 8월 중 미국의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월비로 0.4%인 10센트 증가했다. 직전월인 7월에는 0.3% 상승했다. 전년비로는 2.9% 증가해 2009년 6월 이후 최대 오름폭을 보였다. 연준의 긴축기조 유지를 정당화하는 대목이다.
BMO캐피털마켓의 이안 린젠 미국 금리전략부문 헤드는 이날 시장의 움직임을 두고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다음주 연준 회의를 앞두고 가격 재조정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국채를 비롯한 안전자산의 가격은 하락한 반면, 글로벌 증시는 랠리를 이어갔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마찰에 따른 타격이 예상보다 작다고 투자자들이 보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이날 지난 1월 이후 최고치로 마감했다.
린젠 헤드는 "주식시장을 보면 알 수 있듯, 위험선호 심리가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번주 예정된 대규모 회사채 공급도 국채 매도세에 기여해왔다. 트레이더들은 일반적으로 추가 회사채 공급에 응할 여력을 남겨두고 싶어한다.
장기물 국채에 대한 기업연금기금의 수요가 둔화한 점도 국채 가격을 끌어내렸다. 기업들의 연금 기여수준은 올해 급증했다. 공제 수준이 달라지는 9월15일이 다가오기 전까지, 종전의 높은 수준인 30% 세율의 공제를 받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더 많은 자금을 확보하게 된 기업들의 연금은 주식보다 국채의 보유량을 늘렸고, 그 영향으로 고등급 장기국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바 있다.
한편 미국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면서, 미국 10년물 수익률과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간 스프레드는 2.593bp까지 벌어졌다. 198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던 5월28일 이후 가장 큰 수준을 기록했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