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5월24일 (로이터) - 유로는 새 팬들을 상당수 확보했지만, 끝까지 유로를 고수할 열광적인 팬은 거의 없다. 유로는 23일 6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옵션 가격으로 볼때 트레이더들은 유로 랠리가 더 나아갈 수 있다는 확신은 거의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치적 서프라이즈가 경제 뉴스를 압도하는 경향성이 나타나는 것도 하나의 이유다.
유로는 1.127달러까지 오르며 2016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초 대비 7% 절상된 것이다. 특히 이달 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당선으로 마린 르펜 후보가 초래했던 유로 존립의 위협이 사라진 이후 이제 유로존 경제 상태의 개선이 인식되고 있다.
유럽 대륙에서 정치적 리스크는 사라졌지만 반대로 미국에서는 커지고 있다. 달러는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 간의 공모 수사로 타격을 입었고, 이 같은 수사로 투자자들은 트럼프의 지출 및 감세 약속 이행 가능성을 재평가하게 됐다.
두 통화에 대한 상반된 뉴스들은 옵션 시장에 반영됐다. 투자자들에게 향후 1개월간 유로를 매도하고 달러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주는 파생상품은 최근까지 달러를 매도하고 유로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주는 파생상품 대비 큰 프리미엄에 거래됐다. 이같은 차이는 이제 사라졌지만 역전되지는 않아 투자자들이 어떤 방향으로도 강한 느낌을 받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변동성이 낮고, 그에 따라 옵션이 비교적 저렴한 시기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유로에 대한 상반된 전망이 상당 수준 공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더욱 기이한 것은 파운드 전망에 대해서도 비슷한 수준의 중립 스탠스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상은 힘든 과정이 될 것이며, 영국 경제에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운드 대비 유로를 매입하는 1개월물 옵션은 거의 프리미엄이 없는 것과 다름 없는 수준이다.
이는 시대를 반영한 것일 수 있다. 트레이더들이 초기 단계의 랠리를 크게 신뢰하기에는 과거 1년간 너무 많은 정치적 서프라이즈로 기습을 당해왔기 때문. 유로가 투자자들의 진정한 믿음을 얻기까지 뛰어넘어야할 산이 전보다 더 높을 것이다.
* 이 칼럼은 개인의 견해로 로이터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칼럼원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