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신용카드사가 유흥·단란주점 사업자의 부가가치세를 대리 납부하는 제도가 시행된다. 유흥·단란주점업의 세금 체납률을 낮추겠다는 취지에서다. 사실상 세금 대리 납부 업무를 떠안게 된 카드업계에선 불만이 나오고 있다. 대리 납부를 위한 관련 인프라 확충과 인력 운용에 적잖은 부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내년 1월1일부터 유흥·단란주점 사업자를 대상으로 ‘신용카드사를 통한 부가가치세 대리납부제도’를 시행한다고 26일 밝혔다. 부가가치세는 물건을 산 소비자가 가격의 10%를 부담하지만 실제로는 유통 과정에서 물건을 판 각 사업자가 세금을 내는 형태의 간접세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유흥·단란주점에서 소비자가 카드로 결제했을 때 카드사가 결제금액 110분의 4를 원천징수해 사업자 대신 납부한다. 카드사가 가맹점에 판매대금을 돌려줄 때 부가가치세 일부를 떼고 주는 식이다. 폐업 등을 이유로 부가가치세를 내지 않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국세청은 설명했다.
이 방식은 그동안 유흥·단란주점 사업자가 신용카드사로부터 결제대금 전체를 먼저 받은 뒤 추후 국세청에 자진 신고 및 납부해오던 것과 다르다. 유흥·단란주점 사업자는 카드사를 통해 대리납부한 110분의 4를 공제한 나머지 110분의 6에 해당하는 금액만 부가가치세로 납부하면 된다. 예컨대 소비자가 110만원을 결제했다면 이 중 부가가치세 10만원에서 4만원을 카드사가 국세청에 대리 납부하고, 카드사가 가맹점에 106만원을 입금한다. 나머지 부가가치세 6만원은 각 가맹점이 추후 내는 구조다.
이 같은 조치에 따라 카드사는 매 분기가 끝나는 날의 다음달 25일까지 관할 세무서장에게 부가가치세를 납부해야 한다. 카드업계에선 관련 전산, 콜센터 등 인프라 확충과 인력 운용에 대한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난색을 보이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국세청과 기획재정부가 2021년까지 여신금융협회를 통해 부담의 일부를 지원한다지만 실제 비용에 비해 크게 적을 것”이라며 “카드업계가 구축해놓은 결제 인프라가 세금징수 수단으로 동원되는 것도 모자라 부담만 커졌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카드사, 내년부터 유흥·단란주점업 부가가치세 대납
내달부터 유흥·단란주점업 부가가치세 카드사가 대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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