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11월28일 (로이터) - 미국 달러가 27일(현지시간) 강세를 나타냈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방준비제도(연준) 부의장이 추가 금리인상을 지지하는 발언을 내놔 일부 투자자들의 예상보다 덜 비둘기적인 입장을 드러낸 영향이다.
클라리다 부의장은 연준이 점진적 금리인상을 지속하면서 중립기조 바로 밑으로 가까워졌고, 따라서 향후 경제지표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고 이날 말했다. 아울러 연준이 중립금리 수준과 완전고용 상태의 실업률 수준을 추정하는게 얼마나 어려운 지도 강조했다.
웨스트팩 뱅킹코퍼레이션의 리처드 프라눌로비치 외환전략부문 헤드는 "시장은 약간 더 비둘기적인 발언을 기대하는 쪽으로 들어가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2주 전쯤 클라리다 부의장의 첫번째 연설 이후 달러는 약세를 보였었다. 그는 조심스러운 부의장으로서의 이미지를 보이려 한다. 오늘은 약간 더 중립적이었다"라고 말했다.
지난 16일 클라리다 부의장은 미국 금리가 중립 수준에 근접했으며, 중립수준에 머무는 것이 '이치에 맞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0.32% 오른 97.39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97.497로 지난 13일 이후 최고치를 나타내기도 했다.
다음날에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이 예정돼있다. 오는 29일에는 연준의 11월 회의 의사록이 공개된다. 시장은 이를 통해 연준이 향후 금리를 몇차례 인상할 것인지 가늠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파월 의장은 연준이 금리를 중립수준 이상으로 올릴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그는 미국 경제가 "놀라울 만큼 긍정적"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경기 팽창이 상당히 더 지속될 수 있으며, 실질적으로 무한정 이어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TD증권의 마크 맥코믹 외환전략부문 북미헤드는 "중립 수준 이상으로 금리를 올리자는 파월 의장의 연설은 매우 매파적인 의미로 해석됐다"라며 "그 이후부터 연준은 완만하게 발언 수위를 낮춰왔다"라고 말했다.
이날 클라리다 부의장의 연설에 대해 맥코믹 헤드는 "중립을 넘어서는 금리수준 도달이 특별한 목표가 아니라는 점을 재확인해줬다. 그러나 지표가 호조를 나타낼 경우, 연준은 실제로 그렇게 할 수도 있다는 점이 나타났다"라고 덧붙였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도 달러 가치를 부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중국산 제품 2000억달러 규모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하는 안을 강행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는 30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아르헨티나 G20 정상회의에서 만나 무역 이슈를 논의할 예정이다.
파운드화는 약세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렉시트 합의안 탓에 미국과 영국간 무역이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파운드/달러는 0.75% 내린 1.2737달러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25% 하락한 1.1298달러를 나타냈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