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런던, 2월27일 (로이터) - 금값이 24일(현지시간) 달러 하락을 기회로 삼아 3개월 반 고점을 기록했다. 달러는 올해 달러 상승의 동력이 됐던 '트럼플레이션 거래(Trumpflation trade)'에 찬물을 끼얹은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의 발언으로 1주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므누신 장관은 전일 방송 인터뷰에서 세제 개혁이 8월까지 의회에서 통과되기를 희망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취하는 모든 정책 조치들은 아마도 금년에는 제한적 영향만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므누신의 코멘트는 그가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밝힌 포괄적 세제 개혁 플랜이 아직 많은 작업을 필요로 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 개혁이 올해 성장과 인플레이션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베팅해왔다.
ICBC 스탠다드뱅크의 분석가 톰 켄달은 "우리는 (미국 국내) 정책의 진공상태, 실질 금리 하락, 달러 횡보 장세, 그리고 세계 여러 지역의 지정학적 우려에 직면해 있다. 이들 요인들은 모두 금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이 금으로 유입되는 움직임이 분명 존재한다. 그리고 그럴 만한 일반적으로 아주 좋은 이유가 있다"고 덧붙였다.
금 현물은 뉴욕거래 후반 0.6% 오른 온스당 1256.75달러를 가리켰다. 장중 고점은 200일 이동평균을 겨냥한 1260.10달러로 지난해 11월 11일 이후 최고로 집계됐다. 금은 주간 기준 4주 연속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금 선물은 0.55% 상승, 온스당 1258.30달러에 마감됐다.
프랑스 대통령 선거 레이스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가 유럽연합(EU) 멤버쉽 유지를 놓고 국민투표를 공약한 극우파 후보 마린 르펜을 꺾고 승리할 것임을 시사한 여론조사 결과는 금값 상승을 제한했다.
트럼프의 정책이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베팅이 축소되면서 글로벌 주요 증시들은 하락했다. 달러는 하락세를 보였으나 장 후반 낙폭을 축소했다.
세계 최대 금 상장지수펀드인 SPDR 골드 트러스트의 금 보유고는 이달 들어 지정학적 위험 때문에 5% 넘게 늘었다.
포렉스 닷 컴의 기술 분석가 파와드 라자크자다는 "달러로 가격이 표시되는,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 금은 뉴욕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잇따라 경신하는 동안, 그리고 달러가 수년간 고점 부근에 머무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상승했다"면서 귀금속 가격은 앞으로 몇주간 더 오를 태세를 갖춘 것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금의 놀라운 성과는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 붕괴와 같은 중요한 위험 이벤트에 대비하는 포지션을 취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편집 손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