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 글로벌 정치 불확실성으로 상승
* 유로, 달러 대비 상승...그러나 전망은 전체적으로 하방
뉴욕, 2월9일 (로이터) - 달러가 8일(현지시간) 미국 국채 수익률 하락으로 압박받으며 직전 이틀간의 상승흐름을 접고 후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 속에 투자자들이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3월 금리 인상을 가격에서 배제하면서 국채 수익률은 하락했다.
포렉스 닷 컴의 리서치 헤드 제임스 첸은 "FED가 통화정책 정상화라는 측면에서 계속 비둘기파적인 주저함을 보이는 것은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약화시키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과 맞물려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달러의 상당 수준 추가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와 이민정책이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도 달러를 약화시켰다.
트럼프는 이번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날 예정이다. 트럼프는 아베와의 만남에서 강한 달러와 약한 엔화에 대한 그의 반대 입장을 거듭 밝힐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이같은 입장 표명은 달러 가치를 더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다.
한편 안전자산인 엔화는 전세계적인 정치적 위험을 둘러싼 우려 속에 미국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상승했다. 올해 유럽에서는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그리고 어쩌면 이탈리아에서도 선거가 실시된다. 미국 국채 기준물인 10년물 수익률은 이날 3주 저점인 2.325%까지 후퇴했다.
유로도 달러에 1주일여 저점까지 떨어졌다가 숏커버링을 발판으로 회복됐다. 하지만 지난 며칠간 유로의 운세는 대통령 선거를 앞둔 프랑스의 정치적 상황에 주로 영향받는 모습을 보였다.
내셔널 오스트레일리아 뱅크의 전략가 개빈 프렌드는 "프랑스의 정치적 소음은 유로를 끌어내렸다. 그리고 그것은 달러에 집행유예를 안겨줬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은 트럼프가 앞에 나서 세금 개혁과 인프라 지출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달러가 상승할 것임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거래 후반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지수는 100.27으로 0.2% 하락했다. 달러지수는 앞서 하락흐름을 보인 뒤 뉴욕장 후반 낙폭을 줄였다. 달러/엔은 0.3% 내린 112.05엔에 거래됐다.
장 후반 유로/엔은 0.3% 하락한 119.76엔에 호가됐다. 그러나 유로/달러는 0.1% 오른 1.0687달러를 가리켰다.
4월 23일 실시되는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와 5월 7일 2차 투표의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자들이 독일 국채 대비 프랑스 국채를 보유하면서 요구하는 프리미엄은 4년여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중도진영 후보 엠마뉘엘 마크롱이 1차 투표에서 보수진영 후보 프랑수아 피용을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그러나 극우정당인 인민전선의 마린 르펜에게는 크게 뒤지고 있다. 르펜은 프랑스의 유로존 탈퇴를 약속했으며 유럽연합(EU) 탈퇴를 위한 국민투표 실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편집 손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