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사진) 공급 부족 사태가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이 차량을 생산하는 울산 4공장 노동조합원들이 증산에 반대하고 특근까지 거부하고 나서면서다. 팰리세이드 구매를 기다리다 지쳐 포기한 고객이 2만 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일부 노조원의 ‘제 밥그릇 챙기기’가 도를 넘어섰다는 비판이 나온다.
▶본지 7월 15일자 A1, 17면 참조
1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울산 4공장 대의원들은 이날 회의를 열고 증산에 반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회사 측이 기존 울산 4공장 외에 2공장에서도 팰리세이드를 추가 생산하는 방안을 노조에 제안했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특근도 무기한 거부하기로 했다. 그동안 4공장 근로자들은 한 달에 4회가량 주말에 특근했다. 가뜩이나 팰리세이드 공급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생산 시간을 줄여 회사를 압박하기 위한 조치다. 4공장 근로자들이 주말 특근을 거부하면 팰리세이드 공급 물량은 15~2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 4공장은 팰리세이드를 월 8600대(미국 수출 물량 5000대 포함)가량 생산하고 있다.
일부 4공장 노조원들 사이에선 ‘투쟁 깃발’을 올려야 한다는 과격한 목소리도 나온다. 사측의 팰리세이드 증산 요청을 받아들인 현대차 노조 집행부 사퇴도 요구하고 있다.
업계에선 4공장 노조원들의 ‘공장 이기주의’를 놓고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자동차산업 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와중에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끄는 차를 내놓고도 일부 노조원의 ‘몽니’ 탓에 공급 부족 사태를 겪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나온 팰리세이드 구매를 기다리다 포기한 국내 고객은 2만 명을 넘어섰다. 한국과 미국 시장에서 밀려 있는 주문(백오더)이 5만 대에 달할 정도로 차량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회사 측은 기존 울산 4공장 외에 2공장에서도 팰리세이드를 생산하는 방안을 노조에 제안했지만 4공장 노조원들은 버티고 있다. 생산 물량을 2공장과 나누면 특근 일수가 줄어 임금이 감소한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차를 생산하거나 공장별로 생산 물량을 조정하려면 노조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단체협약 규정을 바꾸지 않는 한 이 같은 일은 계속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병욱/장창민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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