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01일 (로이터) - 일본은행(BOJ)이 외환시장내 엔화 강세 마인드를 가라앉히려 애쓰고 있지만, 좀처럼 말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
BOJ는 31일 오전 국채매입 오퍼레이션에서 중기물(3~5년물) 매입액을 늘렸다. 매입 규모는 3300억엔으로 직전 오퍼레이션 때 보다 300억에 늘어났다.
BOJ는 일단 중기물 매입액을 6개월만에 늘리는 것으로 시그널을 주려했다. 이를 통해 장기물(10년물) 수익률의 상승세에 제동을 거는 한편, `BOJ 출구론`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불식시키려 했다.
중기물 매입 확대 통보가 전해진 직후 JGB 10년물 수익률은 0.08% 초반으로 밀렸고, 달러-엔 환율도 109엔선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장기물 금리는 더 떨어지지 못했고, 달러-엔의 상승세도 지속되지 못한채 되밀렸다. 외환시장내 자리잡은 달러 약세 마인드, 그리고 이와 짝을 이룬 엔 강세 기대를 재확인시켜줬다.
이날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가 의회에 출석해 "2% 물가목표 달성까지 갈 길이 멀다"면서 "초완화정책을 계속 고수할 것"이라고 밝혔고, 이와타 기쿠오 부총재도 외부강연에서 "최근의 가파른 엔 강세는 BOJ가 조기에 출구에 나설 것이라는 시장의 잘못된 예상에 기인한다"며 엔 강세 흐름에 제동을 걸었지만, 시장 반응은 무덤덤했다.
외환시장은 달러-엔 환율 방향을 되돌릴 만큼의 동력이 BOJ에 남아있다고 보지 않는다. 이미 급진적 초완화조치를 펴고 있는 BOJ 무기고엔 총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결국 BOJ의 다음 정책 행보는 통화정책 정상화로 옮겨가는 쪽`일 것이라는 기대가 여전하다.
BOJ 내부에서도 완화조치 축소 필요성이 대두하고 있어 시장의 이런 기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날 공개된 BOJ 1월 의사록 주요 내용에 따르면 한 정책위원은 "경제와 물가가 계속 개선되면 일드커브 컨트롤의 수익률(10년물 금리) 타깃의 조정을 검토해야할지 모른다"고 밝혔다. 또 다른 위원은 "ETF 등 위험자산 매입에 따르는 장점만 바라볼 게 아니라 비용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편집 장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