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4월4일 (로이터/브레이킹뷰즈) -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는 언제쯤이면 유가 상승을 용인하게 될까? 이 질문에 대해 국영석유회사 사우디아람코를 상장하려는 사우디의 계획이 일말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도 있다.
사우디 왕위 계승 서열 2위이자 아람코 신규상장(IPO) 추진의 배후에 있는 모하마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왕자는 이르면 내년에 아람코를 상장 하겠다고 언급했다.
희귀한 아람코 자산이 매물로 나오면 투자자들이 앞다퉈 몰려들 것이 당연하지만, 사우디는 유가가 현 수준보다 오르기를 기다려 기업 공개에 나설 것이다.
아람코가 하루에 생산할 수 있는 원유의 양은 1200만배럴이 넘으며, 전세계 원유 매장량 가운데 18%에 대한 접근이 가능하다. 아람코 상장 시 기업 가치는 에너지 가격에 달려 있다. 그리고 사우디는 에너지 가격에 막대한 영향을 행사할 힘이 있다.
비록 5% 미만의 지분이라 하더라도 유가가 근10년래 저점 부근에서 맴돌고 있는 한 사우디가 아람코 기업공개에 나설 리 없다. 모하마드 왕자가 최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언급했듯이 사우디가 2조달러 규모의 국부펀드를 새롭게 조성할 계획 하에서 아람코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면 이는 더 말이 안된다.
사우디는 원유 가격전쟁에서 백기를 들 의향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주 모하마드 왕자 역시 이란이 동참할 경우에만 사우디도 산유량 동결에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로써 산유량 동결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그렇다면 사우디는 시장점유율이 낮아지는 일 없이 생산량을 줄일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유가는 계속 낮은 수준에 머물 게 뻔하다.
다만 시장점유율 축소에 따라 사우디가 겪을 고통이 과장됐을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우디 국내에서 전력 생산과 운송 등에 사용되 는 원유 수요가 급속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아람코는 2030년경 국내 원유 수요가 하루 평균 800만배럴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현재 사우디 전체 산유량의 80% 정도다.
따라서 이 무렵 사우디가 걱정해야 할 일은 해외 시장에서의 점유율 축소가 아니라 국내 시장에 충분한 공급이 가능할 지가 될 것이다.
실제로 아람코가 2017년에 기업공개에 나선다면, 그리고 사우디가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합리적으로 행동한다면, 원유 가격 전망은 개선될것으로 보인다. (앤디 크리츨로우 칼럼니스트)
* 본 칼럼은 개인의 견해로 로이터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