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4월21일 (로이터) - 환율이 어제에 이어 오늘도 소폭 하락 마감했다. 이틀 전 14원 급락한 것을 포함하면 사흘째 하락세다.
이날 환율은 다소 엇갈리는 대외 모멘텀에 들쑥날쑥하는 모습을 보이다 결국 아래쪽으로 방향을 잡고 거래를 마쳤다.
어제 1120원대에서 반등을 경험한 시장 심리에다 달러 강세라는 대외 모멘텀이 환율 상승에 우호적인 요인으로 가세했으나 전일 중국 증시 급락에도 불구하고 국제 금융시장이 전반적인 위험선호 양상을 보인 점은 환율을 아래로 밀어내는 역할을 했다.
달러/위안, 달러/싱가포르달러 등 아시아 주요 환율들이 전일 대비 상승했으나 국제유가가 밤사이 급등한 것을 비롯해 주요국 증시가 호조를 보이면서 시장의 위험선호 분위기를 대변했다.
이런 가운데 어제 1120원대에서 환율 하락 방어에 나섰던 외환당국은 오늘도 달러 매수 개입을 단행한 것으로 시장참가자들은 추정했다.
한 시중은행의 딜러는 "다른 아시아 통화들의 움직임은 위쪽이었지만 전반적인 리스크 온 분위기에다 외국인 주식 순매수까지 더해지면서 결국 아래쪽으로 방향이 잡힌게 아닌가 싶다"면서 "외환당국은 레벨이 다소 낮다고 생각했는지 일중 낙폭이 크지도 않았는데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대비 2원 낮은 1133.20원에 거래를 시작한 뒤 오전중 1138원대까지도 반등했다가 이후 다시 하락하면서 1132원대에서 이날 저점을 기록했다. 종가는 전일 대비 2.30원 낮은 1132.90원.
주식시장에서는 코스피지수가 0.8% 상승 마감됐고 일본 증시의 니케이지수는 2.7% 급등했다. 중국 증시의 상하이종합지수는 현재 0.7% 정도 하락 중이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엔이 109엔대 후반 레벨로 올라선 가운데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1030원대로 낮아졌다.
▲ 하락세 유효하지만..조심조심
달러/원 시장의 참가자들이 환율의 추가 방향성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일단 1140원이라는 주요 레벨이 무너지면서 환율의 하락 추세가 유효하다는게 확인됐지만 다음 타겟으로 지목되는 1120원선까지의 갈길이 험난해 보인다는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아무래도 환율이 단기간에 큰 폭으로 떨어진데 따른 부담과 이와 연계된 외환당국 변수 경계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한 외국계은행의 딜러는 "추세는 아래인 게 맞다. 여기에서 싸다고 롱을 드는건 아닌 것 같다. 이제 배당금 재료도 끝나고 사실상 오르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그러면서도 "하지만 여기서 당장 1120원까지 밀린다고 보기는 어렵다. 1140-1160원이 오랜 기간 레인지장을 만들었던 만큼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의 딜러는 "오늘도 장중 움직임이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아래쪽 추세가 훼손된 건 아니지만 다들 아래쪽에 크게 자신감도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런 가운데 오늘 밤 있을 유럽중앙은행(ECB) 정책회의가 국제 외환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불러일으킬지가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 시가 1133.2 고가 1138.8 저가 1132.2 종가 1132.9
▶ 거래량 : 서울외국환중개 76억700만 달러
한국자금중개 4억3700만 달러
▶ 22일자 매매기준율 : 1134.9
▶ 외국인 주식매매자금 : 유가증권시장 1576억원 순매수
(이경호 기자; 편집 임승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