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12월01일 (로이터/브레이킹뷰스) - 달러화 강세는 미국채 가격의 하락을 초래한다. 달러의 강세가 재개되면서 신흥국 통화가 달러 대비 하락하자 인도 등 신흥국 정부는 자국통화 평가절하를 막기 위해 서둘러 외환보유고에서 달러를 매각했다.
만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미국에서의 금리 인상 기대감이 계속 강화될 경우 다른 국가들도 인도의 행보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이미 급락한 미국채 가격이 더 하락할 가능성도 덩달아 커질 수 밖에 없다.
세계 중앙은행들은 약 11조달러 규모의 외환을 보유하고 있다. 중앙은행들은 이들 중 일부를 경화로 보유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국채와 같은 유동자산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달러화 표기 국채가 특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세계 최대 외환보유고를 자랑하는 중국이 외환보유고 내역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어 정확한 수치는 알기 어렵다.
하지만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나머지 국가들과 비슷하게 구성돼 있다고 가정한다면, 글로벌 외환보유고에서 달러화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따라서 특정 국가가 자국통화 평가절하를 막기 위해 시장에 개입하게 된다면, 결국 미국채를 팔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자명하다.
미국 재무부가 매달 발간하는 주요국 미국채 보유 현황 보고서는 글로벌 외환 보유고에서 미국채의 비중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보여준다. 이 보고서 중 일부는 외국 공식 기관들이 얼마나 많은 규모의 미국채를 매수하고 매도했는지에 대해 보고하고 있다. 주요국 및 신흥국 통화 바스켓 대비 달러의 움직임과 이 보고서를 함께 비교해 보면, 공식 투자자들이 달러가 강세를 보일 때 통상 미국채를 팔아치운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반드시 미국채 수익률이 상승(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이는 미국채 가격은 하락)하는 건 아니다. 글로벌 국채시장에서 매일 거래되는 모든 종류의 미국채 규모(약 5000억달러)에 비해 이들이 움직이는 미국채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간 투자자들이 일제히 매도에 나서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일단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으로 이미 오를대로 오른 미국채 수익률이 한층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앙은행들이 미국채 매도에 나서면 국채 시장에서 불안감이 한층 고조될 수 있다. 내년 달러가 더 강세를 보일수록, 미국채 수익률도 한층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스와하 파타낙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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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손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