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밀의 예전 이름은 무엇일까요?”
지난 18일 오후 10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더리버사이드호텔의 클럽. 현란한 일렉트로닉 음악에 맞춰 춤 추는 관객을 향해 진행자가 질문을 던졌다. 누군가 큰소리로 “롯데우유”라고 정답을 외쳤다. 이 독특한 디제잉 파티(사진)는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이 기획했다. 오후 10시부터 밤 12시까지 이어진 파티에는 500여 명의 ‘클러버’들이 모였다. 푸르밀의 전속 모델인 배우 하지원도 참석했다. 올해 창립 41주년을 맞은 푸르밀의 신동환 대표(49)는 “2030 소비자를 겨냥해 소량의 술을 넣은 ‘아이리시 커피’를 지난 1월 출시했다”며 “색다른 경험을 통해 신제품을 알리고자 파티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푸르밀은 1978년 롯데유업으로 출발했다. ‘비피더스’ ‘검은콩이들어있는우유’ ‘푸르밀가나초코우유’ 등의 스테디셀러를 갖고 있다. 롯데축산, 롯데우유로 사명이 바뀌었다가 롯데그룹에서 분사한 뒤 2009년 푸르밀 간판을 달았다.
이전까지 제품 10개 미만 매출 30억원대의 작은 유업체였던 푸르밀은 지난해 ‘혁신 기업’으로 급부상했다. 오너 2세인 신 대표가 지난해 1월 취임하며 1년간 33개의 신제품을 출시했다. 편의점 시장을 겨냥해 숙취해소용 우유 ‘속풀어유’, 탈모에 좋은 ‘TS블랙빈밀크’, 커피제품 등 기존에 없던 독특한 콘셉트의 제품을 대거 출시했다. 그 결과 푸르밀 매출은 지난해 전년 대비 5배 이상 증가한 165억원으로 늘었다. 우유업계에서는 “우유도 재미있으면 팔리고, 세상에 없던 신제품을 내놓으니 소비자가 알아본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아이리시 커피는 국내 시판 제품으로는 최초로 실제 술을 넣은 커피 음료다. 아일랜드 더블린 공항이 추위를 많이 타는 승객들을 위해 커피에 위스키와 생크림을 넣어 만들기 시작했다는 ‘원조’ 아이리시 커피에서 착안했다. 20~30대 소비자를 겨냥해 에스프레소에 아일랜드산 리큐어를 넣고, 부드러운 위스키향을 첨가했다. 푸르밀 관계자는 “컵 타입의 제품 30개를 마셔야 소주 1잔 분량의 알코올이지만 제품의 특징을 확실히 알리기 위해 디제잉 파티를 열었다”고 말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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