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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반기결산] 우리금융② 은행·카드에 집중…수익 다각화 '시동'

입력: 2019- 08- 01- 오후 07:05
© Reuters.

[편집자주]4대 금융지주가 소란스럽다. 포화되고 있는 국내 은행업을 벗어나 추가 성장을 위한 동력 마련에 분주하다. 2019년 상반기 4대 금융지주의 현황을 살펴보고 이들이 제시하는 미래의 모습을 조망해 봤다.

18년 만에 우리금융지주가 부활했지만 영업환경이 녹록치 않다. 현재 주력인 은행과 카드 사업은 경쟁 및 규제 심화로 성장성에 우려가 있다. 중장기 성장을 위해서는 사업 다각화가 시급하다는 게 중론이다.

우리은행은 새 먹거리로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SOHO) 대출 등을 눈여겨보고 있다. 하지만 대기업 대출에 약 3배에 달하는 연체율이 부담. 해외 시장도 개척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벌어들이는 것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우리카드도 마찬가지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의 직격탄을 맞았다.

1일 우리금융그룹에 따르면 핵심 자회사인 우리은행의 순영업수익(매출)은 올 상반기 3조536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늘었다. 이 가운데 이자이익은 6.0% 늘어난 2조930억원을 기록했는데 중소기업 대출 확대가 주효했다. 중소기업 대출은 86조1460억원으로 1분기보다 3.3% 늘었고 이를 들여다보면 법인대출은 7.8%, 개인사업자대출이 4.2% 증가했다.

우리은행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은행이 중소기업 대출을 통해 수익을 내야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대기업은 주채권은행이 지정돼 있는데다 조선과 해운 등 중후장대 산업의 쇠락으로 대출을 늘리기 어렵다. 가계대출은 국민들의 빚 부담이 늘어나면서 확대하기 힘들다.

금융당국이 '생산적 금융' 차원에서 중소기업 지원을 독려하면서 숨통이 트였지만 ,중소기업 대출은 연체율이 높다는 위험이 있다.

올 2분기 말 기준 우리은행의 중소기업(법인) 대출의 연체율은 0.35%로 대기업 0.13%에 비해 약 3배 높다. 가계대출 연체율 0.32%와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중기 대출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사업자대출의 연체율도 0.25%에 달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 대출의 연체율이 높은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과거와 달리 은행 자체적으로 신용을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 등이 잘 갖춰져 있고 부실 여부를 판단해 안전한 기업에 대출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먹거리가 줄어들자 우리은행은 해외에서 수익을 발굴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회장, 우리은행장에 오르기 전 손태승 회장의 주특기가 바로 '글로벌'이었다. 우리은행은 26개국에 452개에 달하는 해외 거점을 보유 중이다. 국내 금융그룹 중 가장 많다.

해외 법인들의 실적은 증가세다. 지난해 2000억원 수준을 기록했던 해외 법인의 순이익은 올해 상반기에만 1230억원을 거뒀다. 다만 국내에서 거둬들이는 순이익에 비하면 미미하다. 전체 순이익에서 해외 법인의 비중은 2018년과 올해 1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우리카드의 상황도 좋지 않다. 카드산업은 지난해 11월 정부가 내놓은 자영업자 카드수수료 경감방안에 고난의 행군을 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자영업자들이 연 7800억원의 수수료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만큼 카드사들의 수익이 줄어들게 된다.

우리카드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66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줄어들었다. 카드수수료 경감 방안의 여파로 가맹점 수수료가 지난해보다 350억원 가량 줄어든 영향이 컸다.

순이익 감소폭이 1.7%에 그친 것은 '카드의 정석' 시리즈 덕분이다. 지난해 4월 출시한 카드의 정석은 업계 상위권의 적립과 할인 수준, 고객의 이용 빈도가 높은 업종에 대한 추가 혜택, 한국의 미(美)를 활용한 카드 디자인 등을 앞세워 우리카드의 수익을 이끌었다. 이날 기준 400만장 발급을 돌파했다.

다만 카드의 정석이 현재의 혜택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란 관측도 있다. 혜택이 너무 많아 카드사에 역마진이 되는 소위 '마이너스 카드'들은 업계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 가입자 증가가 실적에 도움을 줄 수는 있겠지만 업황 자체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이같은 혜택을 오래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카드의 정석 덕에 고비를 넘겼지만, 효과가 오래가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우리카드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사업비용 절감을 위해 카드 제작-발급-배송 등의 과정 전반을 점검했고, 로봇 자동화시스템(RPA)과 챗봇 시스템 도입으로 관련 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대형 제휴처 확대, 리텐션 마케팅(휴면고객에 카드 발급 및 사용권유) 등으로 카드 모집비용을 효율화하는 등 내실경영에 집중하고 있다"며 "디지털화로 비용절감에도 나설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현재의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우리금융그룹은 지주 출범 이후 비이자이익 비은행 해외수익 확대를 위해 적극적 인수합병(M&A)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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