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가치를 평가했던 딜로이트안진의 보고서와 관련해 “감리 대상에 해당한다”고 잠정 결론내렸다. 이 보고서는 삼성물산이 발주한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이어 삼성물산을 대상으로 금융당국이 회계감리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대목으로 풀이돼 주목된다.
금융위는 23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가치평가업무 관련 참고자료를 내고 “회계법인이 수행한 가치평가 결과가 재무제표에 반영되는 경우 외부감사법상 감리 대상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딜로이트안진은 2015년 10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한 뒤 통합법인의 재무제표 작성을 보조하기 위해 기업가치평가보고서를 작성했다. 보고서에선 2015년 8월 기준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삼성바이오에피스 보유 지분(당시 91.2%) 가치를 4조8027억원으로 추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수치를 근거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지분법으로 평가해 그해 1조9000억원대 흑자 전환했다.
이 보고서는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재무제표에 활용됐기 때문에 감리 대상에 해당한다는 게 금융위의 해석이다. 이 보고서를 발주한 것은 삼성물산인 만큼 회계감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14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고의적 분식’ 혐의로 중징계를 내리면서 기업가치 평가 방법론이나 평가금액의 적정성은 심의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민단체는 안진 보고서를 근거로 삼성물산을 감리하라며 압박하고 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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