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5월11일 (로이터) - 러시아 최대 석유업체인 로스네프트(Rosneft) FOSN.MM 의 이고르 세친 최고경영자(CEO)는 연합 기구로서의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소멸됐으며 OPEC이 글로벌 석유 시장을 좌지우지하던 시절은 역사의 뒤안길로 밀려났다고 밝혔다.
지난달 카타르 도하에서 주요 산유국들 간 산유량 동결 합의가 무산된 이후 세친 CEO가 관련 발언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오래된 측근인 세친 CEO는 과거에도 OPEC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내며, 세계 최대 산유국인 러시아는 자체적인 전략을 고수하고 시장점유율을 수호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로이터와의 이메일 서신에서 "1970년대에는 중동의 대형 산유국들이 OPEC과 같은 카르텔을 만들어 글로벌 석유 시장을 쥐고 흔들었지만, 이러한 행태는 이제 잊혀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로서는 몇 가지 객관적 요인들 때문에 어떠한 형태로든 카르텔이 시장을 통제할 수 없다. OPEC은 사실상 연합 기구로서의 역할이 소멸된 것"이라고 말했다.
세친 CEO는 과거에도 OPEC을 이빨 빠진 호랑이에 비유하며, 러시아의 석유 산업은 값 싼 노동력과 루블화의 낮은 환율 때문에 유가가 하락해도 얼마든지 버틸 수 있다며 OPEC과 절대 협조하지 않겠다고 주장한 바 있다.
도하 회담이 합의 없이 종결되면서 푸틴 대통령에게 있어 이러한 세친 CEO의 주가가 더욱 올랐다.
세친 CEO는 "현 상황에서는 애초부터 OPEC과 어떠한 합의에도 도달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편집 이경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