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21일 (로이터) - 10월초 이후 비거주 투자자들이 이머징마켓 포트폴리오에서 총 230억달러를 빼낸 것으로 20일 발표된 서베이에서 드러났다. 특히 미국 대선 이후 180억달러가 빠져나갔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지난 11월8일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예상밖 승리를 거둔 뒤 가속화된 이머징마켓 자산 유출은 자금 흐름의 현저한 전환을 초래했다. 이번 자본 유출세는 2005년 IIF가 "전환 경보"를 내놓기 시작한 이후 최장기간 연속 경보를 작동시켰다.
11월9일 이후 유출된 180억달러 가운데 113억달러는 채권에서 유출됐다. IIF는 이머징마켓 유출이 최근 완만해졌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승리는 올들어 매 분기 유입을 기록했던 이머징마켓의 자금 흐름을 전환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지만, 유일한 동기는 아니었다.
IIF는 발표문에서 "이 기간 유출 자금의 절반 가까이가 인도 주식과 채권에서 빠져나갔는데, 논란이 되고 있는 화폐 통용 금지 조치로 인한 혼란스러운 상황을 일부 반영한 것"이라면서 "국내적으로 문제가 있는 남아공과 태국 증시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유출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그밖에 IIF가 지목한 자금 유출을 초래한 요인들로는 브렉시트로 인한 불확실성 증가, 중국 자본 유출에 대한 불안감, 미국의 12월 금리 인상 기대, 트럼프의 친성장ㆍ리플레이션 어젠다와 이민 및 무역에 대한 그의 스탠스 등이 있다.
IIF가 추적한 자산 가운데 이 기간 유입을 기록한 유일한 자산은 한국 증시로, 대부분의 유입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슈가 대두된 이후 일어났다.
한편 미국 대선 후 11월14일까지 7일간 IIF가 추적하는 8개국에서 모두 자금이 유출됐다. IIF는 한국과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남아공, 브라질, 헝가리 등 8개국의 자금 흐름을 추적한다.
* 원문기사 (신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