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들이 혹독한 봄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초 거래량을 기준으로 세계 1~2위를 다퉜던 업비트와 빗썸이 3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정부의 규제 때문에 가상화폐산업의 성장동력이 약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가상화폐 통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빗썸의 글로벌 거래량 순위는 35위(오후 3시 기준)에 그쳤다. 업비트가 48위, 후오비코리아가 53위, 코인빗이 67위 등을 기록했다. 지난해 초 업비트가 1위, 빗썸이 2위에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순위다.
올초까지만 해도 글로벌 ‘톱10’에 든 업비트와 빗썸의 거래량 감소폭이 특히 가팔랐다. 글로벌 대기업들이 가상화폐산업에 뛰어들면서 해외 거래소로만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정부의 인가를 받아 가상화폐 거래소를 설립한 라쿠텐이 대표적인 사례다.
거래량은 국내 거래소의 비트코인 가격에도 영향을 줬다. 최근 들어선 해외 거래소보다 2% 낮은 가격이 꾸준히 유지되는 모습이다. 한국의 비트코인 가격이 비싸 ‘김치 프리미엄’이란 말이 나돌던 2년 전과는 정반대 상황이다. 주문이 많지 않다 보니 글로벌 시장에서의 가격 변화를 즉각 따라가기 힘들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정부 규제가 가상화폐거래소 시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상화폐를 기반으로 기업을 공개하는 ICO(가상화폐공개)를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한시적으로 규제를 풀어주는 ‘규제 샌드박스’에서도 가상화폐는 ‘찬밥’이다. 관련 기업을 심사 대상에서 배제하는 분위기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반등하고 있다. 최고가의 6분의 1 수준인 400만원대까지 급락한 뒤 꾸준히 올라 현재 670만원 선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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