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2월17일 (로이터) - 트럼프 행정부가 전통적인 뉴스 매체에 대해 "야당"이나 "가짜 뉴스"라고 비난하고 있지만 언론사들은 오히려 이러한 상황을 올해 디지털 독자와 광고주들을 늘릴 절호의 기회로 여기고 있다.
뉴욕타임스, 파이낸셜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가넷 등 언론사는 판매 전략으로 편견 없는 보도를 마케팅함으로써 작년 대선 기간 동안 확보한 온라인 독자들을 더욱 늘리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늘어난 독자들이 과연 광고 수입 증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문제다. 일부 언론사들이 지나치게 특정 정치 이념에 치우쳐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다국적 홍보회사인 에델만이 전 세계 20개국 3만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언론 보도를 신뢰한다는 응답자들 비중이 전체 조사 대상의 35%에 불과해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문사 경영진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어느 정도의 낙관론이 돌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어 뉴욕타임스 같은 경우 작년 4분기에만 27만6,000명의 신규 디지털 독자들이 늘어났고 디지털 광고 수입도 이번 분기에 10~15% 정도 증가했다. 뉴욕타임스는 올해 1-4분기에도 20만 명 정도의 신규 디지털 독자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4분기에 11만3,000명의 디지털 독자를 늘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2% 증가를 기록했다. 이 회사는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올해 1월의 신규 가입 독자 수는 그보다도 더 늘었다고 말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의 디지털 독자 수는 4분기 중 6% 늘어서 64만6,000명에 달했다. 한편 가넷이 소유하고 있는 USA 투데이 네트워크 산하의 109개 지역 신문사들은 작년 4분기 디지털 독자 수가 26% 늘어 18만2,000명이 됐다고 밝혔다.
정치적 선전 목적으로 발행되는 소위 "가짜 뉴스" 사이트들이 급속하게 늘어나는 것에 더해서 전통 언론사들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다름 아닌 자신들을 가짜 뉴스라고 비난하는 트럼프 행정부일지 모른다. 백악관 수석전략가 스티븐 배넌은 지난 1월에 행한 인터뷰에서 뉴욕타임스를 "또 다른 야당"이라고 비난했다.
로스앤젤레스에 소재한 브랜드 전략 대행사인 피노메논의 전략가 나탈리 프라우트는 작년 말 대선 과정 중에 드러난 극명한 이념 갈등으로 인해 광고주들이 지나치게 정치색깔을 드러내는 매체에는 광고를 주길 꺼려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말하자면 예를 들어 광고주가 허핑턴 포스트에 광고를 게재하려고 할 경우 이 회사는 진보적인 색채를 띠었다는 낙인이 찍히게 된다는 것이다.
더욱이 광고주들은 소위 가짜 뉴스로 취급되는 사이트에 광고를 게재하는 것도 꺼려하고 있다. 그래서 이들이 제 3자 미디어 구매자를 통해 디지털 광고를 구입할 경우 전에 비해 훨씬 더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이들이 전에는 광고를 게재하길 원치 않는 사이트를 선택하는데 머물렀다면 지금은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광고를 게재하길 원하는 사이트를 직접 고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신문업계 애널리스트인 켄 닥터의 말에 따르면 신문사들은 최근 디지털 독자 수의 급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그는 "인쇄판 광고 수입이 갈수록 땅에 떨어지고 있다"면서 "아무리 온라인 부문이 활성화되고 있다 해도 기본 비즈니스 모델은 별로 변한 게 없다"고 설명했다.
(편집 이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