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국내사업본부 직원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준대형 세단 K7 프리미어(사진),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셀토스 등 최근 내놓은 신차 구매 계약 문의가 쏟아지고 있어서다. 밀려드는 소비자를 응대하기 위해 여름 휴가를 미룬 직원들도 속출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지난 5일부터 이날까지 여름 휴가에 들어갔다. 이 기간에는 공장 문을 닫고 생산직 직원 2만3400여 명이 일제히 휴가를 떠난다. 생산직뿐 아니라 일반·영업·기술직 등도 보통 이때 휴가를 간다. 자동차 생산이 이뤄지지 않는 데다 소비자들도 휴가를 많이 떠나는 시기여서 평소보다 판매량이 크게 줄기 때문이다.
올여름 휴가 때는 ‘반전’이 일어났다. 기아차의 올여름 휴가 기간 구매 계약 대수는 1만3600대로 지난해(7월 30일~8월 3일)보다 10.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출고량도 7050대에서 7800대로 10.6% 늘었다. 서울 대치갤러리지점 소속 영업부장은 “올해는 휴가 기간에도 소비자들의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며 “계획했던 휴가를 미룰 정도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판매량이 급증하자 판촉팀과 물류팀도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지난해엔 여름 휴가 기간에 맞춰 휴가를 떠났던 이들도 올해는 교대로 휴가를 쓰며 근무하고 있다고 기아차는 설명했다.
판매 호조를 이끈 모델은 신차 K7 프리미어와 셀토스다. 휴가 기간 전체 계약 대수 가운데 20.9%(2848대)는 K7 프리미어, 16.9%(2298대)는 셀토스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K7 프리미어 570대, 셀토스 460대의 계약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휴가 첫날인 5일엔 하루 동안 K7 프리미어 809대, 셀토스 751대의 계약이 몰리기도 했다.
기아차는 작년에 이어 올 상반기(1~6월)에도 내수 판매 부진에 시달렸다. 상반기 내수 판매는 24만2870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9.3% 감소했다. 현대자동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 신형 쏘나타가 잇따라 시장에 나오면서 상대적으로 기아차 입지가 좁아진 탓이라는 분석이다.
기아차는 신차 판매 호조 분위기를 살려 나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회사는 다음달 대형 SUV 모하비의 부분변경 모델을, 오는 11월에는 중형 세단 K5의 완전변경 모델을 각각 선보일 계획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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