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최대 통신기업인 브리티시텔레콤(BT)이 중국 화웨이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를 이용하지 않기로 했다. 호주와 뉴질랜드가 화웨이 장비를 쓰지 않기로 한 데 이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국가들의 ‘화웨이 보이콧’이 확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5일(현지시간) BT가 3G와 4G 이동통신 네트워크의 핵심에서 화웨이 장비를 제거하고 있으며 5G 핵심 장비 공급업체에서도 화웨이를 제외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BT는 다만 보안 위험이 낮은 일부 장비에 대해서만 화웨이와 거래 관계를 유지할 계획이다.
BT가 차세대 통신망 구축에서 화웨이를 배제하기로 한 것은 통신정보 유출이나 통신 방해 등 보안 위험이 있다는 우려에서다. BT는 2005년부터 화웨이 장비를 사용했지만 고객 정보 등 민감한 자료엔 화웨이가 접근할 수 없도록 해왔다.
하지만 2016년 BT가 인수한 이동통신업체 EE는 3G와 4G 네트워크 핵심 장비로 화웨이 제품을 아직 쓰고 있다. BT의 이번 결정은 EE의 네트워크 핵심에서도 화웨이 장비를 철거하겠다는 것이다.
영국은 또 다른 중국 통신장비 업체인 ZTE (HK:0763) 제품에 대해선 진작부터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알렉스 영거 영국 비밀정보국(M16) 국장은 지난 3일 “중국 정부가 5G 관련 기술과 플랫폼을 소유하는 것을 어느 선까지 허용할지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BT의 결정엔 미국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최근 사이버 안보 위협을 이유로 동맹국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않도록 설득하고 있다. 뉴질랜드는 지난달 28일 미국 요구에 따라 화웨이 장비를 쓰지 않기로 했다. 호주도 지난 8월 중국산 장비 사용을 금지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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