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1월27일 (로이터) - 환율이 4거래일만에 상승했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주말 종가 대비로 3.20원 오른 1088.60원에 최종 거래됐다.
기본적인 1080원대 레벨 부담에다 이날 아시아 증시의 부진이 달러/원 환율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특히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지수가 1.4%나 하락하고 외국인들이 대규모 순매도를 기록한 것이 큰 역할을 했다.
다만 이같은 증시 부진에도 불구하고 환율의 반등세는 강하지 않았다. 수출 업체들의 월말 네고 물량이 환율의 상승을 제한한 것으로 시장참가자들은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오늘도 외환당국이 달러 매수 개입에 나선게 아니냐는 추정을 내놓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서 이날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환율을 시장에서 결정하도록 하되, 쏠림 현상에 단호하게 대응한다는 원칙은 유지한다"고 말했다.
한 외국계은행의 딜러는 "전반적으로는 오르는 분위기였지만 월말이라 그런지 네고 등 공급 물량들이 꽤 나오면서 주식이 조정받은 폭에 비해서는 제대로 오르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그러면서 "그래서인지 당국이 장중 내내 환율을 건드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외 외환시장에서는 주말 사이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유로/달러 환율이 1.19달러대로 올랐다. 달러/엔은 111엔대에 머무르면서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977원 정도로 지난주말 대비 소폭 올랐다.
▲ 증시 약세 vs 월말 네고
이날 환율이 나흘만에 올랐지만 증시 약세 모멘텀에도 제한적인 상승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원인은 위에서 대기중인 수출 업체들의 네고 물량에서 찾을 수 있다.
환율은 당분간 오늘처럼 증시 조정 가능성으로 인한 1080원대 지지력 강화와 수출 업체들의 월말 네고 물량 사이에서 위 아래가 어느 정도 제한된 채 등락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한 시중은행의 딜러는 "그렇지 않아도 1080원대에서 추가로 하락하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주식까지 조정을 받으면서 숏 명분이 약화될 수 밖에 없다"면서 "하지만 오늘 거래에서도 알 수 있듯이 환율이 여전히 의미있는 상승세를 보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주 목요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이벤트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금리 인상 가능성이 원화 강세로 상당 부분 연결되었다는 해석이 있는 가운데 금리 인상 이후 한은 총재의 코멘트 등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의 원화 강세가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시가 1085 고가 1088.8 저가 1085 종가 1088.6
▶ 거래량 : 서울외국환중개 52억3700만 달러
한국자금중개 6억7000만 달러
▶ 28일자 매매기준율 : 1087.6
▶ 외국인 주식매매자금 : 유가증권시장 4521억원 순매도
(이경호 기자; 편집 임승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