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3월28일 (로이터) - 지난 주 오랫동안 공약으로 내세워왔던 오바마케어 폐지를 위한 법안이 좌초된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첫 입법 승리를 거두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백악관은 세제 개혁을 오는 8월까지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감세 계획 수립 과정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인세 인하를 포함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공약은 작년 대선 운동 당시 핵심적인 공약이었으며 작년 11월 8일 그의 대선 승리 이후 이어진 증시 랠리에 기름을 붓는 역할을 해왔다.
백악관은 27일(현지시간) 세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이 세제 개혁을 "최우선 사항"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세제 개혁은 "그가 강한 감정을 느끼는" 안건이라고 전했다.
션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뉴스 브리핑에서 "분명히 우리가 감세를 위한 기차를 운전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의회와 함께 일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스티븐 므누친 재무부 장관이 8월을 세제 개혁의 시한이라고 말한 것을 언급했지만 얼마나 빨리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느냐에 따라 시간표는 미뤄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대대적인 세제 개혁안이 의회에서 통과되고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받아 법으로서 제정되는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이다. 특히, 공화당 내 이견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했던 헬스케어 법안이 좌초된 지금이라면 더욱 그렇다.
7년 동안 공화당 의원들은 "오바마케어"라고 불리는 전임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주도했던 건강보험개혁법(ACA)을 폐기할 것을 약속해왔다. 트럼프 행정부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1월 오바마케어 폐지를 최우선 순위로 삼았다.
그러나 지난 주 금요일 이러한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 미국 공화당 내 초강경파 의원들의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가 폴 라이언 하원 의장도 지지했던 오바마케어 대체 법안을 지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쓰디쓴 입법 실패로 올해 감세 어젠다의 통과 가능성에 대해 재고해보고 있던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졌다. 미국 증시 주요 지수들은 전날 급락세로 출발했으며, 장이 진행되면서 낙폭을 좁히긴 했지만, 다우존스와 S&P500지수는 결국 각각 소폭 약세를 나타내며 이날 거래를 마쳤다.
하원 세입위원회 위원장인 케빈 브래디 공화당 의원은 지난 주말 백악관이 개별적으로 법안을 만들기 보다는 하원 내에 있는 법안들을 토대로 법안 만드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에도 브래디 의원은 기자들에게 "내 말의 요점은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 개혁안과 하원 내 공화당에서 만드는 세제 개혁안의 내용이 80% 가량은 동일한 상태로 시작한다는 것이다. 내 생각엔 백악관과 하원 공화당의 법안 내용은 90% 이상 동일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백악관과 공화당 의원들이 경제 성장을 위한 세제 개혁에 대해 합의하고 함께 추진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 민주당 의원들이 대화에 열려있을 가능성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AML)의 애널리스트들은 리서치 노트를 통해 세제 개혁안이 "통과된다고 해도 현재 개혁안에서 매우 희석된 수준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지난 주말 동안 백악관은 온건한 민주당 의원들의 지지를 받을 만한 절충된 세제 개혁안을 내놓는 것도 고려했다. 일요일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세제 개혁안에 중산층 감세를 포함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정부 적자 확대를 감세의 결과로 어디까지 용인할 것인지에 대해 여전히 불분명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지금 시점에서 답하기엔 시기상조인 질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세제는 공화당 대통령인 로널드 레이건이 재임할 당시인 1986년 이후로 크게 바뀌지 않았다.
크리스토퍼 쿤스 민주당 상원의원은 세제 개혁이 부자들에게 특혜를 주는 것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면 이와 관련한 논의를 하는 데 민주당은 열려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는 한 방송사 토크 쇼에 출연해 "제조업을 강화하고 수출을 증대하며 부자들 뿐만 아니라 중산층의 세금도 줄여주는 세제 개혁안을 위한 움직임이 있다면, 민주당도 이에 대해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이 어려울 수 있지만, 공화당 전체의 지지를 얻는 것 또한 만만치 않게 어려울 것이다.
BMO 프라이빗뱅크의 잭 애블린 최고운용책임자(CIO)는 "트럼프 대통령은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 그는 강경파 공화당 의원을 회유할 수 없으며, 민주당은 그를 돕는 시늉조차 하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길도 험난할 것 같다"고 말했다.
* 원문기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