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1월13일 (로이터/브레이킹뷰스) - 미-중 무역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 진영에 수류탄을 던졌다.
중국은 11일 미국산 동물 사료에 대해 지난해 9월에 제시한 것보다 높은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어마어마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트럼프에게 그가 취임하기 전 사전 경고를 보낸 것이다. 하지만 일방적 복수는 패자만이 남는 무역 전쟁을 촉발시킬 수 있다.
이에 앞서 중국 상무부는 보조금 지원을 받은 미국산 수입품 때문에 중국 에탄올 산업이 피해를 입고 있다며 미국 증류업체들이 생산하는 에탄올 부산물인 건곡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미-중 양국은 예전부터 무역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2009년 당시 오바마 행정부는 수입 급증을 막기 위해 중국산 타이어에 35%의 관세를 매겼다. 이에 중국은 미국산 닭발과 자동차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응수했다.
미국은 현재 100개 이상의 중국산 수입품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는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총 품목의 7%에 해당한다. 중국은 미국산 수입품 중 3%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트럼프는 대선 캠페인 때 중국산 수입품에 35%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명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당선 후에는 중국 강경론자인 피터 나바로를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으로, 보호무역주의 옹호자인 로버트 라이시저를 무역대표부(USTR) 대표로 각각 내정했다.
트럼프가 이렇게 나오자 중국이 11일 반격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 취임을 겨우 9일 남겨 놓고 이처럼 중대한 관세를 부과한 것은 중국을 결코 만만히 보지 말라는 호전적 신호를 보낸 셈이다.
중국은 대미 무역수지가 막대한 흑자를 내고 있는 만큼 중국 지도자들 입장에서는 위험을 감수한 행동이다. 무역 전쟁이 촉발되면 중국은 얻을 것보다 잃을 것이 더 많지만 미국도 만만치 않은 타격을 받게 된다.
무역 전쟁 외에 트럼프가 취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긴 하다. 세계무역기구(WTO)에 중재를 요청하는 것이다. 트럼프가 대선 캠페인 내내 WTO를 깎아 내리긴 했지만 WTO의 결정은 사실 미국에 유리하게 작용한 적이 많다. WTO는 미국산 자동차와 중국산 타이어 분쟁 당시 모두 미국의 손을 들어준 선례가 있다.
WTO는 상대적으로 작은 분쟁을 해결하기에는 좋은 수단이다. 미국이 2015년에 중국에 수출한 건곡 규모는 16억달러로 총 곡물 수출량의 8분의 1에 지나지 않았으며 총 수출량으로 따지면 1% 밖에 되지 않았다. 게다가 올해에는 중국이 부과한 관세때문에 이마저 절반으로 줄어들 전망이라고 미국 곡물위원회가 밝혔다.
하지만 전쟁이란 사소한 문제로 시작되는 법이다. 트럼프는 교과서대로 행동하기를 원치 않겠지만 무역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정석을 따르는 게 현명할 것이다. (톰 부어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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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손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