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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미국 정부의 제재 이후에도 현재 수준의 반도체 공급을 유지해달라는 화웨이의 요청을 거절할 것이란 외신 보도가 나왔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화웨이의 '구세주'가 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미국 제재 방침에 휘말리고 싶어하지 않는 삼성전자가 화웨이의 요청을 수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반도체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17일 보도했다.
삼성전자가 요청받은 반도체는 스마트폰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스(AP)와 5G모뎀을 합친 통합칩(SoC)이다. 화웨이는 최근 몇 년 간 삼성전자의 5대 고객사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삼성전자가 화웨이의 이번 요청을 수락할 경우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TSMC와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좋은 기회임에도 거절하려는 것은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강경한 제재 방침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화웨이에 대만 TSMC를 대체할 유일한 대안으로 꼽혀왔다. 에릭 쉬 화웨이 순환회장은 지난 4월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미국의 제재가 현실화 된다면) 삼성전자나 대만 미디어텍 칩을 사용하면 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화웨이는 오는 9월13일까지 TSMC로부터 칩셋을 납품 받은 후에는 추가로 칩셋을 공급받을 수 없게 된다. 이후엔 '공급 절벽'이 발생해 시급하게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화웨이의 요청을 거절했다는 해당 보도와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객사와 관련한 사항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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